21세기 한국 사회의 여성혐오의 해결방안
Ⅰ. 서 론
최근 한국 사회에서 가장 핫한 단어가 ‘젠더간의 갈등’이나 ‘여성혐오’에 대한 이슈가 아닌가 싶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팬데믹 상황에서도 개최한 2020 도쿄올림픽의 양궁 경기에서 김제덕과 혼성단체전을 시작으로 여자단체전, 개인전까지 3관왕에 오른 안산 선수에 대한 논란으로 쇼트커트 헤어스타일에서부터 시작해서 남성을 혐오하는 ‘페미니스트’라는 의혹이 불거져 그 사실 여부를 두고 또 다른 논란거리가 올림픽 기간 내내 오르내렸다.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전후하여서는 더욱 심화된 느낌이다. 모 대선후보의 배우자를 비방하는 ‘쥴리벽화’사건에 여성혐오에서 인권 침해까지 더해져 혐오가 혐오를 불려 일으켰으며, 젠더간의 갈등으로 선거 결과 분석에서 ‘이대남’과 ‘이대녀’의 투표 결과도 확연하게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그리고 대선 공약사항 중에서도 여성가족부 폐지를 두고도 서로 다른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문제들이 한국 사회에서만 생긴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들이 왜 생기며 그 이면에는 무엇이 이러한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여성의 삶과 문화』교과목 제5장 ‘21세기 한국 사회의 여성혐오와 청년세대의 삶’을 공부하면서 여성혐오 문제의 본질과 그 문제를 타개하는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Ⅱ. 본 론
1. 여성혐오의 의미
최근 여성, 성소수자, 이주민,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혐오에 대한 표현이 광범위하게 만연하고 있다. 그 중 특히 여성혐오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고 남성의 정체성이 불안해질 때 나타난다. 소수자에 대한 혐오는 ‘우리’와 ‘그들’을 구분하고 ‘그들’을 타자화하여 부정적 이미지를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혐오의 감정은 단순히 싫음이 아니라 타인을 열등한 존재로 업신여겨 차별하는 행위로 이어진다.
여성혐오는 여성에 대한 혐오, 멸시 등 뿌리 깊은 편견을 뜻한다. 이는 성차별, 여성에 대한 부정과 비하, 여성에 대한 폭력, 남성우월주의 사상, 여성의 성적 대상화를 포함한 여러 가지 방식으로 나타나며, 고대 세계에 관한 신화뿐만 아니라 여러 종교 신화(설화) 및 이슬람교와 같은 일부 종교 속에서도 발견된다. 또한, 많은 서양 철학자들과 사상가들이 여성 혐오적이라 묘사한다.
여성혐오는 성차별과도 연관이 깊다. 성차별이 만연하고 깊은 곳에서 난무하며 부추기는 역동적인 감정이기도 하다. 이러한 여성혐오는 첫째, 편견을 바탕으로 허구가 반복적으로 발화되어 낙인의 혐의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가상이 현실로 바뀐다. 둘째, 여성혐오는 여성에 대해 정체성을 규정하고 좋은 여성을 구분하는 기준을 마련하여 그 기준이 규범이 되어 여성을 통제하는 수단이 되었다. 여성 자신도 비난받지 않기 위해 자신도 검열 대상이 된다. 셋째, 여성들이 공론장에 참여하려는 의지나 자율성을 훼손한다. 낙인찍거나 신상 털기를 통해 모멸감과 두려움으로 여성 자신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위축된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불거지고 있는 여성혐오에 대한 성격은 첫째, 가부장제와 함께 역사적 뿌리를 가지고 있는 ‘미소지니(misogyny)’를 토대로 하여 둘째, 신자유시대의 경제적 위기라는 맥락에서 나타났으며, 셋째, 남성이 역차별받는다며 페미니즘을 공격하거나 성평등은 이미 이루어졌다며 페미니즘을 낡은 기획으로 치부하는 포스트 페미니즘의 물결을 타고 나타나고 있다.
2. 여성 원죄인 미소지니(misogyny)
미소지니의 역사적 전통을 살펴보면, 서구사회에서는 신화나 종교, 예술 등에서 나타난다. 먼저 그리스 신화에서 보면 프로메테우스가 신들로부터 불을 훔쳐 달아나자, 분노한 제우스는 보복책으로 최초의 여자인 판도라를 만들어 인간에게 주었다고 한다. 판도라에게 하나의 단지를 주었는데 판도라가 온갖 질병과 고통이 가득한 단지를 열자 쏟아져 나와 인간들은 괴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여성은 보복책으로 만들어지고 인간들의 괴로운 삶도 판도라라는 최초의 여성 때문이다.
구약성서에서는 하와가 남성을 유혹하여 죄악에 빠트리는 원죄의 유래를 여성 탓으로 돌려 여성을 악의 근원이거나 타락한 존재로 보았다.
여성에 대한 한국 사회의 편견은 보면, 1920년대부터 1930년대에는 근대화된 여성에 대한 조롱과 비난으로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까지 신식 교육을 받은 여성을 가리켜 신여성이라 불렸으며, 대체로 중등교육이나 고등교육을 받았고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가치와 태도를 추구하였다. 신여성의 상징은 단발과 양장이었으며, 철저히 개인적으로 활동하며 여성해방운동을 했던 대표적 인물로는 나혜석, 김명순, 김일엽, 윤심덕 등이 있으며 개인의 무한한 자유, 연애의 자유 등을 주장하였으나, 이들의 말로는 너무나 비참한 생을 마감하였다.
3. 신자유주의 시대의 여성혐오
전통적 혐오가 적대적인 타자가 대상이라면, 신자유시대의 혐오는 자신과 비슷한 계층을 대상으로 삼으며, 신자유주의 시대의 여성혐오는 혐오하는 남성들이 우월성을 내세우기보다는 남성 자신들이 피해자라 생각하여 억울하다고 생각한다. 남성과 여성이 평등해야 하는데 현재의 사회는 남성에게 불리하고 국가의 성평등 정책은 남성을 역차별한다고 생각한다.
여성혐오에 대한 표면적인 문제는 형식적이고 절대적인 평등으로 비용지불의 문제에서도 ‘데이트할 때나 결혼 시에 드는 비용은 남녀가 똑같이 지불하는가?’ ‘남녀가 똑같이 군대에 가는가?’ 하는 물음에 남성들은 희생당하기만 하고 희생에 대한 보상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경제적인 비용부담을 동등하게 지불하자는 주장으로 형식적이고 절대적인 평등을 요구한다. 모든 것이 개인의 능력에 달려있다는 신자유주의적 능력주의를 답습하고 있다. 이들은 여성들이 남성의 기회를 가로채고 자기 능력이나 자격에 비해 과도한 몫을 차지한다는 생각으로 여성에게 돌리는 경향이 있다.
여성혐오가 이렇듯 지속되는 이유로 남성들이 여성을 배제하고 타자화, 대상화하는 일이 발생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남성 사회가 균열되고 연대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위기에 대한 역풍으로 여성혐오가 생긴다고 본다.
4. 여성혐오 문제 해결방안
여성협오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변인의 역할이 중요하다. 원하지 않는 성적, 폭력적 행동 등 여성혐오를 목격했다면 여성혐오에 대해 함께하지 않고 진지하게 다루어야 하며, 적극적으로 개입이 필요하다. 그리고 피해자를 정서적으로 지지해주고 사건을 해결하는 데 연대해 주어야 한다.
다른 면으로는 ‘여성은 조신해야지’라는 말을 ‘남성은 조신해야지’로 되받아치면 조신함이 여성의 규범이라는 힘을 잃게 된다. 이렇듯 여성혐오에 대해 비판적인 일부 여성들은 분노하며 되받아치기를 한다. 문장의 주어를 바꾸어 발화자에게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혐오 표현 원본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허구성을 드러나게 하는 일명 ‘미러링’ 전략이라고 한다. 혐오대상자는 되받아쳐 말함으로 힘을 획득하고 상처와 모욕감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은 그동안 반복 수행한 혐오발화자의 권위는 깨어진다. 남성을 직접적으로 혐오하는 발언이라기보다는 ‘여성혐오란 이런 것이야’를 진열하고 보여주면서 그 폭력성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여성혐오 표현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여성혐오를 허용하는 기존 질서를 재편하여야 한다. 여성의 권리를 공표하고 양성의 평등을 주장하는 집회를 열 수 있고, 나아가 양성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실시할 수도 있고, 실질적으로 여성혐오 표현의 발화를 강력하게 제재하는 법률을 제정하고 이를 엄격하게 실시함으로써 여성혐오 표현을 줄일 수 있다.
Ⅲ. 결 론
최근 ‘00녀’와 같은 여성혐오 표현이 한때 유행하였다. ‘된장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사치를 일삼는 여성을 가리키는 말로 비싼 커피를 즐기고 명품가방을 들고 다니는 ‘된장녀’의 행태는 비판과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2010년대의 ‘김치녀’는 사치와 허영을 일삼는 여성을 일컫는 용어로 된장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남성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거나 남성의 돈으로 사치를 일삼는다. 이처럼 경제적으로 무능하고 무책임한 여성의 이미지를 만들고 유포시킴으로써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여성혐오를 정당화하고 있다.
얼마 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여성 경찰 무용론’이 제기됐다. 누군가 현장의 영상과 사진을 올리고, 여성 혐오적 댓글을 달며, 일부 언론이 선정적 보도를 하였다. 매번 단편적이거나 부풀려진 현장 상황을 근거로 곧장 ‘여경 폐지’, ‘여경 무용론’을 주장하다 보니 실제 문제가 있었더라도 민생치안 개선 등 생산적 논의로 이어지는 경우는 별로 없다. 외부 여론에 너무 흔들리지 않고 젠더 정책, 성평등 정책을 꾸준히 펼쳐 나가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여성혐오는 여성에게 낙인을 찍어 여성을 통제하려는 힘을 갖게 되며 여성을 구속하고 여성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는 여성혐오에 대한 미러링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여성 주체들이 기존 질서를 재편하고 교육 및 법 개정을 통해 여성혐오를 예방하려고 노력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