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퍼즐
고희숙
퍼즐 한조각을 끼워 넣는 일도
그리 쉽지만은 않다.
남겨진 공간을 삼킬 듯 에워싼 팽팽한 균형
서로의 몸통을 조이거나 깎아 낸
열 한 개의 조각들이 마침내
접어 둔 비밀을 털어 낸다.
깊었으나 깨닫지 못한 겨울밤.
감미로웠으나
꽃샘바람이 삼켜 버린 봄 내음.
짙게 타올랐으나 진부했던
사르비아의 여름 정원.
그리고
고즈넉했으나 허허롭던 늦가을의 고요 숲
어느 것 하나 편치는 않았다.
12월
아픈 귀를 닫고
더러는 아물어 가는 균열의 흔적을 곁눈질하며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을 끼워 넣는 시간
참아 낸
균열의 마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