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의 노래
고희숙
귓불을 간질이는 바람의 유혹에
아이도 어른도
접었던 날개를 펴고
한바탕 춤의 향연을 펼친다.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바람에 언덕
숨소리도 넘나들기 힘든 바위틈에 핀
하얀 소금꽃
내주어도내주어도
부족하다 투정부리는 욕심쟁이에
모든 빗장 열어주고
알몸으로 선 꽃
화려하게 포장하진 않았어도
지친 벌과 나비에게 어깨를 내어주며
서로의 온기로
어우러져 빛나는 꽃
순간
바삭거리는 건초로 섰지만
초라함 입지 않는 단아함으로
따뜻함이 그리운 겨울밤을
꺼지지 않는 노래로 물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