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보니 마음의 재산
고 희 숙
무엇을 담고 살았을까
까맣게 때가 낀 채
기억의 방에 차곡차곡 쌓여진 조각들
흑인지 백인지 마저도 희미한
빛바랜 시간들을 하나씩 꺼내 본다.
재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소각해 버려야 하는지
봉투마다 이름을 달고 분리해 간다.
시작할 땐 말끔히 치우리라했는데
왠지 마음뿐이다.
이것도 저것도 차마 버릴 수가 없다
지나보니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슬픈 것도 기쁜 것도 마음의 재산
빛은 바랬지만 삶을 고스란히 채워준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