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는
고희숙
내 삶 속에 응집된 소망입니다.
풀어헤친 한가닥 추스르면
또 다른 미로가 나타나는
알 수 없는 인생길의 동반자입니다.
한없는 사랑으로 빛나다
어느 순간 깊은 심연에 잠기며
간혹 순결한 미소로 부르는 애인입니다.
용광로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타올랐다
북극을 얼려버릴 듯 냉정한 얼굴의
헤어 나올 수 없는 깊은 심연(深淵)입니다.
오늘도 목마름에 잡념 속 유영(流泳)하다
퍼뜩 건져 올린 시어(詩語) 한가닥은
먹먹한 가슴을 두드려 소소한 햇살로 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