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지지 않는 발자국
고 희 숙
새벽부터 내린 비
대지를 적시고
세상의 더러움을
깨끗함으로 씻어내니
씻긴 내 마음에 그리움을 더 합니다
비가 내린 아침
어제의 발자국은
지워졌지만
마음에 각인된 그리움은
그 어떤 빗물에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유난히 빗소리가 좋음은
세상을 그 만큼
포용해 나가는 것이고
당신으로 인해 삶의 의미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도 빗길 위에
나만의 발자국을 그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