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져 있는 것은
고희숙
마음 한 칸이 비워져있는 것은
그리움일까
외로움일까
아니면 빛바랜 추억일까
어느 날 찾아와 가슴을 채워버린 빈자리
채워지지 않는 자리
채울 수 없는 그 자리에
공허만이 똬리 틀고 앉아있다.
쓸쓸한 바람만이 찾는 가을이었다.
잠들어도 잠들어도
꾸어지지 않는 꿈에
밀려왔다 밀려가는 지난날
다시는 보지 못할 사랑이지만
망부석이 되어버린 그리움에
비워진 마음은 등대를 향해 파도를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