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하지만 얼음을 뚫고 들려오는 맑은 시냇물 소리처럼 사랑의 이야기가 가득한 곳.
그래서 봄이 오는 소리가 어디선가 소곤소곤 들리는 듯 하고
봄바람만큼이나 살랑살랑 정답고 포근한 곳이 있다.
○○○ 지역 아동센터.
이곳은 편부모 가정이나 저소득 가정들이 오순도순 모여서 함께 공부하며 꿈을 피우는 곳이다. 초등학생이 9명, 중학생이 10명이 있다. 사회복지사 한명, 사회복무요원 한명, 그리고 지역아동담당 선생님 한명 등이 이들을 돌본다. 독서지도 선생님도 온다.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는 이유는 이들 대부분이 편부모 가정이나 조부모 가정이어서, 이들을 방치하면 한참 커야 할 나이에 영양이 부족하고 자신들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기 때문에 길을 넓혀 주기 위함이다.
이곳에서 하는 프로그램은 매우 알차다. 아동들이나 학생들에게 잠시도 다른 생각을 하거나 다른 곳을 가지 못하게 할 정도로 하루 일과가 꽉 찼다. 미술치료로 학생들과 상담을 하기도 하며, 생일도 매달 챙겨준다. 겨울에는 목동아이스링크 스케이트장에 가기도하고 가까운 곳에 있는 도덕산을 등반하기도 한다. 날이 따뜻해지면 오페라 관람도 하고 더운 여름에는 웅진플레이도시 워터파크에서 물놀이를 하기도 한다. 김장김치 만들기 체험 등, 1월부터 12월까지 문화프로그램들로 가득하다.
무엇보다 지역아동센터에서는 학원 갈 형편이 힘든 학생들을 위하여 공부방 형태로 대부분의 과목들을 돌봐준다. 아쉬운 것은 예체능 선생들이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기 힘들며, 또 대부분 방학기간에 몰려서 평소에 필요한 인력이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란다. 이곳 담당 선생님은 “특히 바이올린 선생님이나 피아노 선생님이 필요하고 교통비 정도(10만원~15만원)만 지원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따뜻한 사회를 위하여 능력이 있으신 분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씀하신다.
또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부방 시설이 갖춰졌지만 정작 아동들과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관심과 사랑’이라며 ‘더불어 함께’ 만들어 나가는 세상을 위하여 사회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지역아동센터는 1985년 빈곤지역을 중심으로 한 공부방에서 시작되었다. IMF 이후 빈곤· 결식아동에게 급식을 제공하는 공부방이 증가하면서 점점 확대되었다. 2013년 6월 4,036개로 확대되었다. 현재 광명시에 등록되어 있는 지역아동센터는 모두 27군데, 800명 정도의 지역아동들이 있다.
운영시간은 학기중에는 12:00~20:00시까지, 방학중에는 10:00~19:00시까지 운영되며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방치된 아동들이 있다면 지역아동센터에 언제든 문의하면 된다고 한다.
그나마 ○○○지역 아동센터는 돌보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확보되고, 시설, 장소가 양호한 편이다. 철산2동에 있는 지역아동센터는 가파른 길을 올라가는 것만 해도 벅차다. 특히 겨울에 눈이 많이 올 경우, 가파른 계단 때문에 매우 위험하기도하다. 또 적은 장소에 많은 학생들을 수용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지역아동센터는 넉넉하지 못한 실정이다.
○○○ 지역 아동센터인 경우 방학중에 중식을 제공하고 학기 중엔 석식을 제공한다. 또 5대안전의무교육 실시 및 개인위생지도, 생활예절지도 등을 주 1회, 저녁 돌봄도 있다.
특히 이들에게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함께 해줄 수 있는, 가르침보다 사랑으로 보살펴 줄 수 있는 선생님이 필요하단다. 또 여자 선생님들은 지원을 많이 하는 반면, 남자 선생님들은 지원자가 부족해서 학생들의 성 정체성하고도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아동과 학생들은 자라나는 소중한 보물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본인 스스로 어떤 환경을 선택하여 살아갈 수 있는 권한이나 힘이 없다.
또 아이들은 우리의 새싹이다.
그런데 그 새싹들이 꽃을 피우기는커녕 잘 자라지 못하고 옆으로 비껴나간다면 우리나라의 미래, 아니 광명시의 미래가 밝을 수 있을까?
결혼하는 부부도 적고 저출산인 현실에서 아이 한명 한명은 우리의 귀중한 인력이며 앞으로 우리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소중한 자산이다.
조금만 마음 열고 눈을 돌려 본다면, 주위에 소외되고 관심을 필요로 하는 작은 생명들을 볼 수 있다.
그 작은 생명들을 조금만 보듬어 준다면 2015년의 밝은 무지개가 구름 위로 떠오르지 않을까?
양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