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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있는 마을

큰 바위

        큰 바위

                         고희숙

무수히 피었던 아버지의 발자국

무지개꽃으로 떠나

꺼내 보려 꺼내보려 찾아보지만

점점이 지워져가는 흔적은

허물어져 버린 기억 속에 자리를 잡았네.

이슬 한방울이 심장을 되살리듯

아직도 당신의 숨결은 잠들지 않고

스치는 바람 한톨도 막아주는 듯한데

따스한 숨결만 남은 빈 둥지에

피울 수 없는 그리움만 바람에 나부끼네.

이제는 그늘이 될 수 없는 당신이지만

무수히 피었던 발자국은

기댈 수 있는 산이 되고

칠흙 같은 어둠을 밝혀주는 길이 되어

해맑게 미소 짓고 있네.

언제나 텅 빈 가슴을 보듬어주는

큰 바위가 되어주신 아버지

당신 떠난 자리에 허허로움만 가득하지만

주고가신 사랑은 삶의 등불이 되어

내일을 밝히는 스승이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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