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와 공공기관 안전관리 책임자들에게 안전사고에 책임지는 자세를 주문하며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동연 지사는 23일 경기도청에서 도 소속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대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법정 직무교육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최근에 여러 가지 사건사고들이 있었다. 오송지하차도에서 많은 분들이 희생을 당하셨고, 성남 SPC 빵공장에서 끼임사고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작년에 평택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있었는데 또 그런 일이 벌어져서 몹시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다”며 “오늘 교육은 중대재해와 관련해 우리가 적극적으로 대처하려고 하는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연재난이나 사회재난, 산업재해를 보면 부끄럽게도 내 책임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고 다 남이나 실무자한테 손가락을 돌리면서 남탓만 한다”며 “개탄스러운 일로 사고예방 의무에 대한 각오를 다지면서 앞장서서 사고에 대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이번 교육은 산업안전보건법 제32조(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에 대한 직무교육)에 따른 것으로 도지사, 부지사, 실·국장, 직속기관·사업소, 소방기관, 의회 등 관리책임자
‘제15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조직위원장 김동연, 집행위원장 장해랑)가 9월 14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올해 영화제는 1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5일부터 21일까지 CGV 고양 백석과 메가박스 백석벨라시타에서 총 54개국 147편(장편 83편, 단편 64편)의 다큐멘터리를 상영한다. 프로그램 섹션을 개편해 경쟁 부문은 국제경쟁, 프런티어 경쟁, 한국경쟁으로 나눈다. 비경쟁 섹션은 베리테, 다큐픽션, 에세이, 익스팬디드, 기획전으로 구분한다. 특히 익스팬디드 섹션에 상영하는 작품 중 7편은 9월 14일부터 20일까지 민통선 내 위치한 캠프그리브스에서 ‘비(非)극장 프로그램’으로 만나볼 수 있다. 개막식은 9월 14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며 개막식에 참석하는 도민의 편의를 위해 서울역에서 임진강역까지 운행하는 ‘DMZ평화열차’를 운행한다. 개막작은 칠레의 민주화 운동의 열기를 기록했던 저널리스트가 알츠하이머로 투병하는 과정을 담은 <이터널 메모리(The Eternal Memory)>로 노(老)부부의 깊은 사랑을 보여주면서 칠레의 저널리즘과 민주주의에 대한 부부의 공헌, 그 시대의 유산이 현재에 가지는 의미를 묻는다. 영화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2일 지역 최일선에서 경기도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이·통장들을 만나 격려하고, 경기도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경기도는 22일 경기도청 대강당에서 이장과 통장 3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심전심 통(通)하는 이·통장 아카데미’를 열었다. 이·통장 역량 강화를 위해 대규모 아카데미 형식의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동연 지사는 이 자리에서 “아무리 좋은 뜻과 좋은 의도로 정책을 만들어도 실제로 도민들이 그 내용을 모르거나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면 그 정책은 없는 것과 똑같다”라며 “그런 면에서 여기 계신 이장님, 통장님들은 공무원보다 훨씬 중요한 분들이고 제가 펴려고 하는 도정의 성패가 여러분들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정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도와 시군과 주민을 연결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십사 당부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이심전심 통(通)하는 이·통장 아카데미’에서는 민선8기 처음으로 김동연 지사와 도 이·통장들이 모인 만큼 다양한 소통이 이뤄졌다. 이·통장들은 평소 경기도정에 대해 궁금했던 사항에 대해 질문했다. “장기적으로 경기도와 대한민국을 위해 꼭 하고 싶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을지연습 첫날인 21일 실전 같은 훈련을 당부하며 튼튼한 안보 의지를 밝혔다. 김동연 지사는 21일 오전 경기도청 전시종합상황실에서 열린 ‘2023년 을지연습 최초 상황보고 회의’에서 “최근 여러 가지 사태를 감안해 실전 같은 마음으로 훈련에 임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라며 “튼튼한 안보 위에서 경기도가 추진하는 더 큰 평화를 추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보를 좁게 해석하면 외부 또는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주권을 지키는 일이 되겠지만 넓은 의미에서 해석하면 도민 안전뿐만 아니라 국민의 삶을 평안히 보장해야 하는 일까지 확대할 수 있다”라며 “기후재난과 팬데믹, 사회재난, 무차별 범죄 등 언제 닥칠지 모르는 다양한 위협에 도민들 위험이 노출돼 있다. 을지연습을 통해서 평소 위기 대응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을지연습’은 전쟁, 테러 등 국가비상사태 발생 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전시임무 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위기관리 비상 대비훈련이다. 을지연습은 21일부터 오는 24일까지 북핵, 화생방, 드론, 미사일 공격 등 다양한 위협을 반영해 실시하는데 경기도 내
경기도와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이 8월 25일 오후 6시까지 사회혁신 사고와 창의성을 발휘하는 청소년 인재 양성을 위한 사회적경제 교육과정 ‘지구를 구하는 유쾌한 사회혁신캠프’에 참여할 청소년동아리를 모집한다. 해당 교육은 청소년이 주변의 사회문제를 발견하고,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대안을 마련해 보는 과정으로, 참여형 교육과정(5회, 14시간)과 아이디어공유회(1회, 8시간)로 진행된다. 먼저 참여동아리가 선택한 공간으로 찾아오는 ‘참여형 교육과정’은 사회적경제의 핵심 개념을 활동으로 체득할 수 있는 교육이다. 본인의 삶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회문제를 찾아내고, 다른 청소년들과 문제를 공감하며, 해결을 위한 실행가능 목표 수립 및 생활 속 해결방안을 친구들과 함께 도출해 보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비즈니스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경제 현장을 체험하고, 기업가와의 만남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방법 및 기업가정신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기회다. 이어지는 ‘아이디어 공유회’는 그동안의 교육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사회적경제 모형을 만들어 발표하는 경연의 장(場)이다. 동아리들은 그동안 실생활에서 찾아낸 사회문제들을 정리하고, 해결할 수
경기도가 9월 1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양성평등 주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기념행사는 양성평등기본법 시행령 제23조에 따른 양성평등 주간(9월 1일~7일)을 맞이해 열리는 것으로 ‘양성평등, 모두가 행복한 경기도’라는 표어 아래 범도민적 양성평등 실현과 문화 확산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기념행사(양성평등 유공자 표상 등), 토크콘서트와 더불어 행사장 로비에서 다양한 부대행사(인생네컷, 전시회 등)로 구성됐다. 토크콘서트는 개그맨, 주부 작가 이정수 씨가 ‘청년과 함께하는 양성평등 이야기’를 주제로 청년대표 및 청년예술인과 의견을 나눈다. 기념행사에 참여를 희망하는 참관객은 이벤터스(www.event-us.kr)에 접속해 ‘경기도 양성평등주간’을 검색하면 사전 등록할 수 있다. 윤영미 경기도 여성가족국장은 “도민과 함께 직접 소통할 기회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행사를 통해 도내 양성평등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21일부터 9월 1일까지 경기도 소속 4급 이상 공무원은 가상자산 보유 사실을 신고해야 한다. 고위공직자의 가상자산 재산 신고를 의무화한 ‘공직자윤리법’ 시행(12.14) 이전에 경기도가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경기도는 이런 내용을 담은 ‘경기도 공무원 행동강령에 관한 규칙’ 개정을 마무리하고 최근 시행에 들어갔다고 21일 밝혔다. 주요 내용은 ‘경기도 공무원 행동강령에 관한 규칙’ 제15조의2(직무 관련 가상자산 정보를 이용한 거래 등의 제한)로 가상자산 관련 직무 범위, 직무 관련 공무원의 신고 의무 및 직무 배제 등 조치, 그리고 필요시 재산등록 의무자에게 가상자산을 신고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도는 4급 이상 공무원에게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을 신고하도록 하고, 직무 관련성 여부를 확인해 필요시 직무상 알게 된 정보를 바탕으로 사적이익을 취하지 않도록 사전 예방 조치를 하게 된다. 이후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재산신고서를 개별 제출받아 가상자산 신고와 대조 확인을 통해 허위신고, 누락 등 불성실 신고를 차단하는 등 성실신고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5월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도정열린회의에서 “재산등록 공직자의 가상자산 신고의 확대 방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정권교체에 영향을 받지 않는 일관적인 신재생에너지 정책, 신재생에너지 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 완화, 기후 변화 대응 능력에 따른 격차 문제 해소 등 3가지 해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동연 지사는 19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클라이밋 리얼리티 리더십 트레이닝’ 패널토론 행사 ‘화석연료를 넘어서: 재생에너지 개발에 대한 정부리더십’ 초청 지방정부 대표 연사로 참가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 세계 기후위기 대응 멘토로 활동 중인 앨 고어(Al Gore) 전 미국 부통령, 제이 인즐리(Jay Inslee) 워싱턴 주지사도 참석해 김 지사와 기후위기 극복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행사를 주최한 클라이밋 리얼리티 프로젝트(The Climate Reality Project)는 2006년 앨 고어가 설립한 비영리단체(NGO)로 기후변화 리더를 양성하고 기후변화와 재생에너지 전환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있다. 김동연 지사는 행사에 앞서 앨 고어 전 부통령과 제이 인즐리 워싱턴 주지사를 만나 “정권이 바뀌면 기후변화대응에 적극적이지 않은 정부가 들어설 때가 있어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경기도는 최초로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대표단이 16일 김동연 경기지사와 만나 기존의 협치 체계를 업그레이드한 ‘협치 2.0’ 구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도의회 국민의힘 김정호 대표의원은 이날 대표단을 찾은 김 지사를 접견하고 “경기도와 도의회 국민의힘이 연정(聯政)에 준하는 협치와 소통을 이뤘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 김 대표의원은 이어 “한 단계 발전된 여야정협의체 재출범을 위한 실무 논의가 한창인데, 새롭게 구성될 협의체를 통해 이전보다 더욱 발전된 협치를 구현했으면 한다”며 “소통의 중요성을 늘 염두에 둬 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만남은 도의회 국민의힘 신임 대표단 출범 후 처음 이뤄진 상견례 자리로, 양우식 수석부대표와 이은주 기획수석, 김영기 정무수석, 오창준 청년부대표, 김근용 의원을 비롯해 김달수 정무수석, 이희준 기획조정실장 등도 함께 자리했다. 특히 양 수석부대표는 이 자리에서 “도정 방향을 결정하는 주요 회의에도 국민의힘 의견이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며 “민선 8기 도정 운영도 1년이 지났으니, 이제 남경필 전 지사의 연정 사례처럼 도 부지사직도 국민의힘에 추천권을 나누는 게 맞다”는 의견을 김 지사에 피력했다. 양 수석부대표는 또한 “지사님께서 윤석열
경기도가 16일 ‘인구톡톡위원회’ 실행위원회를 열고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저출생 대응 정책을 발굴하기 위해 지난 1차 위원회에서 나온 도민참여단의 건의 사항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인구톡톡위원회’는 저출생 대응과 인식개선을 위해 도민과 함께하는 위원회의 새 이름으로 기존에는 (가칭)인구2.0위원회로 불렸다. 실행위원회는 행정1부지사가 주재하며 전문가 4명, 행정 수석, 정책자문단장 및 실국장들로 이뤄져 인구톡톡위원회에서 나온 도민 의견을 정책적으로 검토하는 역할을 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실행위원회에 참석해 “저출생 문제는 탑다운 식으로 정부에서 많은 재정을 쓰는 정책도 있으나, 바텀업 방식으로 당사자들이 갖고 있는 문제가 작더라도 해결하는 방법도 맞다고 본다. 두 개를 병행 해야 될 것 같다”라며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기존의 생각을 뛰어넘는 상상력을 발휘해주셨으면 좋겠고, 외부 전문가들께서는 행정의 한계라든지 공무원의 한계를 염두에 두면서 새로운 각도에서 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케네디 대통령때 문샷 프로젝트를 했는데, 문샷 프로젝트는 그 이후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전혀 새로운 방법으로 해결하는 프로젝트의 대명사가 됐다. 경기
존경하는 경기도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일흔여덟 번째 광복절을 온 도민과 함께 축하합니다. 올해, 4년 만에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을 모시고 경축 행사를 열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오희옥 애국지사님도 영상으로나마 뵐 수 있어 더욱 뜻깊었습니다. 우리의 해방과 광복은 바로 이런 분들의 헌신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선열들께선 조국의 광복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셨습니다. 이분들의 뜻을 소중히 기리고, 더 크게 잇는 일은 후대의 마땅한 도리이자 사명입니다. 저는 오늘 선열께서 그토록 갈망했던 해방 조국, 벅차게 열어가고자 했던 더 큰 대한민국을 여러분과 함께 그려보고자 합니다. 1 우리는 ‘더 큰 대한민국’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선열께서 꿈꾸셨고, 우리가 가야 할 나라는 ‘더 큰 역동성’, ‘더 큰 포용’, ‘더 큰 미래’로 열어가는 ‘더 큰 대한민국’입니다. 이 세 가지는 제가 경기도정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와 맞닿아 있습니다. 1-1. 더 큰 대한민국은 ‘더 큰 역동성’으로 우뚝한 나라입니다. 경제·외교, 문화·안보 등 국가 역량에서 세계를 선도해야 합니다. 지속 가능하고 질 높은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민통선 내에 위치한 파주 캠프그리브스에서 DMZ가 지닌 평화 가치와 장애-비장애인 간 상호 이해의 의미를 지닌 DMZ평화생태워크숍과 DMZ휠체어농구 대회를 14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정전 70년을 맞아 DMZ 일원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장벽을 넘어 함께 ‘휠체어 농구 스포츠 행사’를 즐기며 소통의 가치와 ‘더 큰 평화’ 공감대를 확산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행사에는 휠체어 국가 농구대표 3명과 이화여대 농구 동아리, 용인대 휠체어 농구 동아리, 방화중학교 학생 등 100여명이 참가했다. 휠체어 농구 대회는 국가대표와 일반 국내 대학생 간의 3대3 시범 농구 대회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의 의미를 깨닫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후 휠체어 농구 OX 퀴즈, 휠체어 타고 국가대표 잡기, 주사위 뒤집기 게임 등이 이어졌으며, 대회 축하 공연으로 농인 보이그룹인 에스보이즈(S-boys)가 수어를 활용한 공연을 펼쳤다. 농구를 직접 뛴 이화여대 재학 중인 신유경 학생은 “휠체어 농구가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지만 그만큼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라고 말했다.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스포츠를 통해 장애인과 비
지나보니 마음의 재산 고 희 숙 무엇을 담고 살았을까 까맣게 때가 낀 채 기억의 방에 차곡차곡 쌓여진 조각들 흑인지 백인지 마저도 희미한 빛바랜 시간들을 하나씩 꺼내 본다. 재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소각해 버려야 하는지 봉투마다 이름을 달고 분리해 간다. 시작할 땐 말끔히 치우리라했는데 왠지 마음뿐이다. 이것도 저것도 차마 버릴 수가 없다 지나보니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슬픈 것도 기쁜 것도 마음의 재산 빛은 바랬지만 삶을 고스란히 채워준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이었다.
아궁이의 소중한 추억 고 희 숙 흙내음과 나무향이 부등켜 안고 고향의 냄새로 부르는 그리운 옛집의 소중한 추억 부뚜막에 놓인 그을린 솥단지 정겨움이 묻어나는 정지간 구수한 밥 뜸 내음 노릇노릇 누룽지 맛이 그립다 아궁이에 장작불 지펴 밥 짓고 부지깽이로 남은 숯불 모아 입가에 검댕 묻혀가며 먹던 군고구마와 국자 속 달고나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맛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지난 맛이지만 아궁이 속 불씨처럼 꺼지지 않는 잔불로 남아 나의 삶을 조금씩 따뜻하게 익혀가고 있다.
지금이 좋다 고 희 숙 그 전엔 몰랐다 진짜 아무것도 몰랐다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그 전엔 안 보였다 봄볕에 흙덩이 밀쳐들고 올라오는 풀 한포기에 담긴 위대함도... 열심히 산 하루의 모퉁이에서 해넘이의 아름다움에 왜 눈물이 나는지도... 그냥 그런 줄만 알았다 중년인 듯 노년인 듯 60고개를 넘어 늦은 듯도 싶고 이른 듯도 싶은 나이... 부모님도 떠나고 아들, 딸 녀석도 제 살길 찾아가니 삶은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인 줄... 조금은 보인다. 진한 생명력의 이름 모를 잡초에서... 힘겹게 주운 파지를 리어카에 실고 가는 할머니에게서 지금 어디쯤 와있고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제의 사소함이 새롭게 다가오고 지나감이 소중함으로 다시 보여 지는 지금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삶이 오롯이 익어가는 지금이 좋다.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 고 희 숙 새벽부터 내린 비 대지를 적시고 세상의 더러움을 깨끗함으로 씻어내니 씻긴 내 마음에 그리움을 더 합니다 비가 내린 아침 어제의 발자국은 지워졌지만 마음에 각인된 그리움은 그 어떤 빗물에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유난히 빗소리가 좋음은 세상을 그 만큼 포용해 나가는 것이고 당신으로 인해 삶의 의미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도 빗길 위에 나만의 발자국을 그려 봅니다
추억은 정지된 인생 고희숙 흐르는 세월 속에 청춘은 멈춰지지 않고 고운 순간은 추억만 남기고 떠나 그리움이 영혼을 헤집어 울릴 때 잔주름 갈피에 서러움만 쌓여간다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똑같은 하루를 나눠먹는 시간인데 나의 시간은 어이 이리도 빨리 가나 정지된 영상으로 살아난 어제처럼 오늘도 또 다른 영상으로 재생되어 추억의 창고에 쌓이겠지.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날 한 장 한 장 꺼내어 웃음지어야 겠다.
이름이란 고 희 숙 누군가의 얼굴입니다. 누군가의 여정이 차곡차곡 쌓인 인생입니다. 이름만 생각해도 그 사람이 저절로 떠올려 지는 것은 이름 속에 사소한 기억까지도 저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열살의 꼬마도 백세의 어르신도 이름만 들으면 살아온 만큼의 시간이 스르르 풀려나옵니다. 그 속에 당신의 모든 것이 담겨있으니 참으로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똥을 담으면 똥통이 되고 금은보화를 담으면 보석함이 됩니다. 똥을 담는 것도 금은보화를 담는 것도 자신의 몫입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혼자만의 소중한 이름을 받았기에 한걸음 옮길 때마다 이름을 키워가야 합니다. 오늘도 노을은 아름답게 저물어가지만 내일도 모레도 누군가의 가슴에 아름답게 각인될 이름을 그려 봅니다.
창문 투명한 너를 보면 욕심의 때가 덕지덕지 붙은 것 같아 왠지 부끄럽고 한없이 작아진다. 넌 돌팔매에 부서지고 깨어져도 침묵을 지키는데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도 힘겨루기 하듯 촉각을 세운다. 길 잃은 폭풍도 따뜻이 안아 넉넉한 햇살의 품으로 돌려보내는데 하나도 둘도 바깥바람으로 돌리며 가슴에 스스로 상처를 준다. 길이 보이지 않는 밤이면 반짝이는 별 그림자로 다리를 놓아 엄마 품속으로 이끄는 넌 낮에도 밤에도 나를 이끄는 등불이다.
겨울나무 고희숙 흰눈은 봄이 아직 멀리 있다 말하지만 나무가 겨울을 참아내는 것은 저만큼 봄이 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겨울나무처럼 기다림을 아는 사람은 지난 시간도 지난 세월도 원망하지 않는다. 다만 또 한번의 시작을 기다릴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