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0호 이상 오피스텔과 상가 등 집합건물의 관리인은 회계 장부를 의무적으로 작성·보관·공개해야 하고 지자체장은 집합건물 관리 업무에 대한 보고와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이른바 ‘깜깜이 관리비 문제’로 지적받던 집합건물 관리가 더 투명해질 전망이다. 경기도는 이런 내용을 담은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집합건물법)’ 개정안이 3월 28일 공포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공포 6개월 후인 9월 29일부터 시행된다. 경기도가 집합건물 분쟁 해소·예방을 위해 2013년 ‘집합건물 분쟁조정위원회’를 만들고 지속해서 관련 제도 개선을 건의한 지 10년 만의 결과다. 이번 개정안 주요 내용은 구분소유 50호 이상 집합건물 ▲관리인은 회계 장부를 작성하고 5년간 보관 ▲관리단 사무 보고 대상이 구분소유자에서 임차인까지 확대 ▲행정감독권을 신설,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건물의 관리인에게 보고 또는 관련 자료 제출 명령 ▲서면 결의 시 의결정족수 4/5에서 3/4으로 완화 등이다. 오피스텔, 상가, 주상복합처럼 한 동의 건물에서 구분소유 형태로 소유하는 건물을 집합건물이라고 하며 이를 적용되는 법률은 집합건물법이다. 문제는 기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기후 대응을 주제로 광명시민들과 직접 소통의 시간을 갖고 “기후도지사가 되겠다”라며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김동연 지사는 28일 광명시 새빛공원 내 자경저류지에서 ‘기후 대응 맞손토크’를 열고 광명시민들과 함께 기후 위기 대응·탄소중립 정책 방향과 실천 방안을 논의했다. 김 지사는 “기후변화에 대해 가장 앞장서는 지자체가 되겠다. 경기도 레드팀에서 제일 처음 제안한 것이 도청 카페에서 1회용 컵을 없애자는 것이었다”라며 “올 1월부터 도청 내 1회용 컵을 다회용으로 바꿨고 4월부터는 밖에서 식사하고 들어오는 직원들이 1회용 컵을 들고 오지 않기로 했다. 다음 단계로는 식사 배달 시 나오는 플라스틱 용기를 없애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류를 위협하는 3대 도전 과제로 저는 디지털 전환과 기후변화, 인구 위기를 꼽았다”라며 “저는 기후도지사가 되려고 생각하고 있다. 여러분과 함께 광명시와 경기도가 대한민국 기후변화 대응의 첨병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맞손토크에는 광명시 1.5°C 기후의병, 지역주민, 초중고 학생, 시민단체를 비롯해 박승원 광명시장, 안성환 광명시의회 의장,
경기도가 주요 원재료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변동하면 그 변동분을 납품대금에 자동 반영하도록 하는 납품대금 연동제 지원사업을 국내 지자체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시행한다. 이희준 경기도 경제투자실장은 28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10월로 예정된 상생협력법상의 납품대금 연동제 시행에 앞서 경기도는 4월부터 ‘경기도형 납품대금 연동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희준 실장은 “경기도형 납품대금 연동제는 위·수탁기업 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리스크를 함께 나누고 고통을 분담해 상생협력 문화를 조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국 지자체 최초로 경기도형 납품대금 연동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도내 중소기업에 더 많은, 더 고른,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경기도가 도입하는 납품대금 연동제는 연동제 적용기준을 법정 기준보다 더욱 완화해 더 많은 기업의 참여를 유도한다. 먼저 상생협력법상의 연동제는 주요 원재료가 납품대금의 10% 이상을 차지하면 납품대금 연동제의 대상이 되지만, 도는 이를 5% 이상으로 낮췄다. 또한 납품대금 1억 원 이하, 거래 기간 90일 이내에는 적용이 제외되는 규정도 경기도에서는 5천만 원 이상 시
경기도가 3기 신도시 등 공공주택사업으로 생활 기반을 상실한 원주민을 대상으로 생계지원 대책 마련을 위한 연구를 추진한다. 경기도는 경기연구원(GRI)을 통해 8월 말까지 ‘공공주택지구 주민 지원대책 추진 방안 연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22년 8월 개정된 ‘공공주택 특별법’이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또는 공공주택사업자가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주택사업으로 생활 기반을 상실한 지구 원주민을 대상으로 지원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에 따르면 주택지구 면적이 10만㎡ 이상인 곳에선 직업전환 훈련이나 직업·취업 알선 등을 해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면적이 50만㎡ 이상이면 원주민으로 구성된 법인이나 단체에 지장물 철거나 분묘 이장 등 소득 창출 사업을 추가로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지원 대책의 수립 및 시행이 지자체 또는 사업시행자(LH, GH 등)의 재량으로 돼있어 비용 부담이나 책임의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점, 주민 단체에 위탁 가능한 소득창출 사업의 범위를 두고 주민들과 사업시행자 간 이견이 있는 점 등 제도 시행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세부 시행지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도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천경기지역본부가 노인장기요양인정 신청인에 대한 방문 조사 업무수행 중 복지 사각지대 위기가구를 확인하면 경기도 긴급복지 위기 상담 핫라인에 전달돼 신속한 복지 지원 절차가 진행된다. 경기도는 27일 도청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천경기지역본부와 이런 내용을 담은 도내 복지 사각지대 위기가구 발굴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천경기지역본부는 방문 조사 시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을 확인하면 바로 경기도 긴급복지 위기 상담 핫라인(010-4419-7722)에 제보하게 된다. 경기도는 긴급복지 위기 상담 핫라인에 제보된 어려운 이웃에게 기초생활보장·차상위계층·긴급복지 등 기존 복지제도에 해당하면 생계·주거·의료비 등을 지원하는 한편, 기존 복지제도에 적합하지 않더라고 위기 상황을 해소할 수 있도록 민간후원 복지서비스를 연계할 계획이다. 도는 이번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천경기지역본부와 업무협약 외에도 ‘수원 세 모녀 사건’ 재발 방지와 위기 도민 복지권 보장을 위해 민관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기독교·천주교·불교, 누리집 및 자료집 공지, 홍보물 게시 ▲경기도약사회, 도내 약국에 홍보물 스티커 제작·배포 ▲공인중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21일 ‘양평 개 사체 사건’ 같은 동물 학대 유사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동물 학대 우려 지역을 점검하고 관련 시설의 불법행위를 단속하겠다고 밝힌 지 4일 만에 경기도가 동물 학대 현장을 발견, 긴급 수사에 나섰다.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은 지난 24일 민원인 제보를 통해 광주시 도척면의 한 육견 농장을 수사한 결과 현장에서 8마리의 개 사체와 21마리가량으로 추정되는 동물 뼈 무덤을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현장에서 발견된 사체는 현재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사체를 수거해 사인 규명 중이다. 도 특사경은 또 현장에서 철창에 갇힌 개 51마리를 추가로 발견했다. 도는 광주시가 이 개들을 인수, 보호할 수 있도록 협의를 마쳤으며 농장주에게 소유자 포기각서를 받은 후 광주시에서 이들의 건강 상태를 진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도 특사경은 현장에서 개 사체가 발견된 만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수의학적 치료가 필요함에도 치료하지 않고 죽음에 이르게 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도 특사경은 이 밖에도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 미신고, 가축분뇨 처리시
경기도와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이 경기도민텃밭 참여 희망자를 4월 3일까지 모집한다. 분양 예정인 경기도민텃밭은 개인 666구획(10,990㎡)와 단체 46구획(1,523㎡)로 분양면적은 개인 16.5㎡ 내외, 단체는 33.1㎡ 내외다. 텃밭 지역은 용인 흥덕, 화성 동탄, 김포 한강 등 3곳이며 분양료는 무료다. 신청은 신청일 현재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경기도인 개인 혹은 단체라면 누구나 가능하며, 만 70세 이상(1952년 12월 31일 이전출생), 취약계층, 텃밭해당시군 주민에게 우선 분양된다. 분양을 희망하는 사람은 온라인과 우편을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온라인 접수는 경기도공유서비스 누리집(https://share.gg.go.kr/vgtGarden)에서 할 수 있고 우편접수는 경기농수산진흥원(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 경충대로 731, 2층 농어촌활력부) 으로 하면 된다. 4월 10일에 최종 당첨자를 발표 예정이며 자세한 문의사항은 경기도농수산진흥원 농어촌활력부(031-250-2734)로 연락하면 된다.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은 경기도민텃밭을 통해 도민 및 사회적 배려계층에게 농업에 대한 체험기회를 제공하고 볼거리가 있는 도시농업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참
민선 8기 경기도의 대표 청년복지사업인 ‘3대 청년 기회패키지’ 경기청년 갭이어, 경기청년 사다리, 경기청년 역량강화 기회 지원 사업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 사업 추진을 본격화한다. 경기도는 이르면 4월부터 사업 참가자 모집에 착수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23일 이런 내용을 담은 ‘경기도 청년 기본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경기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조례안은 청년의 역량개발 대책을 자아탐색․진로설정, 해외연수, 어학․자격 응시료 지원 등 청년 기회패키지 사업 관련 내용으로 구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청년 갭이어는 진학·취업 준비 등 과정에서 청년들이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탐색하고 도전을 통해 원하는 삶을 모색할 수 있도록 도내 대학생, 미취업 청년, 이직 희망 청년 등 500명을 대상으로 2~4개월 간 체험활동과 자기발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청년 사다리는 저소득청년 200명을 대상으로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지원해 사회적 격차 해소와 계층이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청년 역량강화 기회 지원은 어학 자격증 시험 응시료 지원이 주요 내용이다. 청년 1인당 연간 최대 지원금은 30만 원이며, 하나의 시험당 최대 10만 원까지 3회에 걸쳐서 받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저출생 대응 인구 해법 마련을 위해 20~40대 남녀공무원 100여 명과 난상토론을 벌였다. 경기도는 22일 경기도청에서 ‘2023년 경기도 인구정책 토론회’를 열고 김 지사를 비롯해 행정 1·2·경제부지사, 정책·행정·정무·기회경기수석, 도정혁신위원장, 실·국장들과 20~40대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자유토론을 진행했다. 이번 인구전략 토론회는 인구정책 전문가 패널을 초청해 이뤄지던 기존 행사와 달리 임신과 출산, 육아를 경험했거나 앞두고 있는 실제 20~40대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뒀다. 이는 김동연 지사의 제안으로, 저출생 대응 등 인구전략을 구상하던 중 지난 1월 청년과 육아맘들을 대상으로 하는 심층 인터뷰 결과를 보고받은 김 지사가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열린 토론회를 열자고 한 것이다. 토론에 앞서 김 지사는 “100여 명 이상 직원들이 참여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편하게 하시고 싶은 얘기 들었으면 좋겠다. 저도 정부에서 저출생 해결을 위해서 여러 가지 해봤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사회 모두가 힘을 합쳐 문화, 인식, 사고방식 심지어는 사회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오는 28일 광명시 새빛공원과 자경저류지에서 ‘기후 대응 맞손 토크’를 열고 광명시민들과 함께 기후 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정책을 논의한다. 작년 도지사-시장·군수 간담회 당시 합의한 도-시군 합동 타운홀미팅 이행방안의 하나로 시작된 맞손 토크는 도 주요 정책과 지역 현안에 대한 논의·제안의 장으로 확장됐다. 시행 초기 주민들과의 대화 형태로 진행됐던 맞손 토크는 지난해 12월에는 기업인(화성시), 올해 3월에는 공무원(수원시) 등 지역 특성에 맞춰 주제와 대상을 넓히는 방향으로 발전 중이다. 광명시는 최근 3년간 기후 에너지정책 환경부 장관 표창 등 기후 에너지 분야에서 11건을 수상하는 등 기후 위기 대비에 특화된 자치단체로 이번 맞손 토크는 도-시 간 탄소중립 정책 공조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박승원 광명시장을 비롯해 광명시의 기후동아리 1.5°C 기후의병, 기후 에너지 활동가, 마을활동가 등 2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맞손 토크 전, 새빛공원에서 광명시 1.5°C 기후의병과 함께하는 탄소중립 나무 심기가 이뤄진다. 광명시 1.5°C 기후의병은 인류의 한계온도라고 하는 지구 온도
경기도남부자치경찰위원회는 도민들에게 자치경찰제를 알리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21일 수원 경기대학교 경찰행정학과 100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올해 첫 ‘2023년 찾아가는 자치경찰 아카데미’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강사로 나선 서준배 경찰대학교 교수는 “기존 국가경찰제에서는 주민들의 다양한 치안 수요와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정책추진에 한계가 있어, ′21.7.1.부터 자치경찰제가 전국 시도에 도입됐다”라면서, “22년 12월 기준 경기도 남부 경찰의 112신고는 전국 대비 18.2%를 차지하고 지난해보다 8.2%가 증가하는 등 경기도남부자치경찰위원회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설명회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치경찰제도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는데 보이스피싱 등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해서 이해하기 쉬웠다”, “범죄 예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다.”, “자치경찰제도의 미래와 발전 방향에 대해 고민할 수 있게 된 유익한 시간이었다”라며 자치경찰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진행된 행사는 자치경찰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주민 참여를 도모하기 위해 작년 7월 전국 최초로 경기도남부자치
올해로 5년째를 맞은 국내 유일의 독립 야구 리그인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가 21일 광주시 팀업캠퍼스 제2 구장에서 지난해 챔피언 연천 미라클과 준우승팀 성남 맥파이스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2023시즌의 막을 올렸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개막식에서 “작년에 우승 선수들에게 준 시상금에 이어 올해 처음으로 출전수당을 지급하고, 또 일본독립야구단 교류 경기도 추진할 생각을 하고 있다”라면서 “선수단과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구단을 운영하는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여러분을 경기도가 응원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중 155게임을 소화한다고 들었는데, 다치지 마시고 즐겁게 여러분들의 야구를 향한 열정을 마음껏 발산하셨으면 좋겠다”라고 격려했다. 야구 유니폼을 입은 김 지사는 이영봉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마운드로 이동해 각각 시구와 시타를 한 뒤 야외관람석에서 개막전을 관람했다. 올해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는 연천 미라클, 성남 맥파이스, 파주 챌린저스, 고양 위너스, 포청 몬스터, 가평 웨일스 등 기존팀 외에 신생팀 수원 파인이그스가 가세하면서 7개 팀 체제로 운영된다. 개막전을 시작으로 매주 화·금요일마다
지나보니 마음의 재산 고 희 숙 무엇을 담고 살았을까 까맣게 때가 낀 채 기억의 방에 차곡차곡 쌓여진 조각들 흑인지 백인지 마저도 희미한 빛바랜 시간들을 하나씩 꺼내 본다. 재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소각해 버려야 하는지 봉투마다 이름을 달고 분리해 간다. 시작할 땐 말끔히 치우리라했는데 왠지 마음뿐이다. 이것도 저것도 차마 버릴 수가 없다 지나보니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슬픈 것도 기쁜 것도 마음의 재산 빛은 바랬지만 삶을 고스란히 채워준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이었다.
아궁이의 소중한 추억 고 희 숙 흙내음과 나무향이 부등켜 안고 고향의 냄새로 부르는 그리운 옛집의 소중한 추억 부뚜막에 놓인 그을린 솥단지 정겨움이 묻어나는 정지간 구수한 밥 뜸 내음 노릇노릇 누룽지 맛이 그립다 아궁이에 장작불 지펴 밥 짓고 부지깽이로 남은 숯불 모아 입가에 검댕 묻혀가며 먹던 군고구마와 국자 속 달고나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맛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지난 맛이지만 아궁이 속 불씨처럼 꺼지지 않는 잔불로 남아 나의 삶을 조금씩 따뜻하게 익혀가고 있다.
지금이 좋다 고 희 숙 그 전엔 몰랐다 진짜 아무것도 몰랐다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그 전엔 안 보였다 봄볕에 흙덩이 밀쳐들고 올라오는 풀 한포기에 담긴 위대함도... 열심히 산 하루의 모퉁이에서 해넘이의 아름다움에 왜 눈물이 나는지도... 그냥 그런 줄만 알았다 중년인 듯 노년인 듯 60고개를 넘어 늦은 듯도 싶고 이른 듯도 싶은 나이... 부모님도 떠나고 아들, 딸 녀석도 제 살길 찾아가니 삶은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인 줄... 조금은 보인다. 진한 생명력의 이름 모를 잡초에서... 힘겹게 주운 파지를 리어카에 실고 가는 할머니에게서 지금 어디쯤 와있고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제의 사소함이 새롭게 다가오고 지나감이 소중함으로 다시 보여 지는 지금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삶이 오롯이 익어가는 지금이 좋다.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 고 희 숙 새벽부터 내린 비 대지를 적시고 세상의 더러움을 깨끗함으로 씻어내니 씻긴 내 마음에 그리움을 더 합니다 비가 내린 아침 어제의 발자국은 지워졌지만 마음에 각인된 그리움은 그 어떤 빗물에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유난히 빗소리가 좋음은 세상을 그 만큼 포용해 나가는 것이고 당신으로 인해 삶의 의미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도 빗길 위에 나만의 발자국을 그려 봅니다
추억은 정지된 인생 고희숙 흐르는 세월 속에 청춘은 멈춰지지 않고 고운 순간은 추억만 남기고 떠나 그리움이 영혼을 헤집어 울릴 때 잔주름 갈피에 서러움만 쌓여간다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똑같은 하루를 나눠먹는 시간인데 나의 시간은 어이 이리도 빨리 가나 정지된 영상으로 살아난 어제처럼 오늘도 또 다른 영상으로 재생되어 추억의 창고에 쌓이겠지.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날 한 장 한 장 꺼내어 웃음지어야 겠다.
이름이란 고 희 숙 누군가의 얼굴입니다. 누군가의 여정이 차곡차곡 쌓인 인생입니다. 이름만 생각해도 그 사람이 저절로 떠올려 지는 것은 이름 속에 사소한 기억까지도 저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열살의 꼬마도 백세의 어르신도 이름만 들으면 살아온 만큼의 시간이 스르르 풀려나옵니다. 그 속에 당신의 모든 것이 담겨있으니 참으로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똥을 담으면 똥통이 되고 금은보화를 담으면 보석함이 됩니다. 똥을 담는 것도 금은보화를 담는 것도 자신의 몫입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혼자만의 소중한 이름을 받았기에 한걸음 옮길 때마다 이름을 키워가야 합니다. 오늘도 노을은 아름답게 저물어가지만 내일도 모레도 누군가의 가슴에 아름답게 각인될 이름을 그려 봅니다.
창문 투명한 너를 보면 욕심의 때가 덕지덕지 붙은 것 같아 왠지 부끄럽고 한없이 작아진다. 넌 돌팔매에 부서지고 깨어져도 침묵을 지키는데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도 힘겨루기 하듯 촉각을 세운다. 길 잃은 폭풍도 따뜻이 안아 넉넉한 햇살의 품으로 돌려보내는데 하나도 둘도 바깥바람으로 돌리며 가슴에 스스로 상처를 준다. 길이 보이지 않는 밤이면 반짝이는 별 그림자로 다리를 놓아 엄마 품속으로 이끄는 넌 낮에도 밤에도 나를 이끄는 등불이다.
겨울나무 고희숙 흰눈은 봄이 아직 멀리 있다 말하지만 나무가 겨울을 참아내는 것은 저만큼 봄이 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겨울나무처럼 기다림을 아는 사람은 지난 시간도 지난 세월도 원망하지 않는다. 다만 또 한번의 시작을 기다릴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