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경기도 31개 시장·군수가 중대재해 예방과 수도권 규제개선 등 도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여야 구분없는 협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6일 남양주 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신상진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장(성남시장) 등 31개 시군의 단체장 등이 함께한 가운데 2023년 상반기 경기도-시군 정책협력위원회를 열었다. 앞서 김동연 지사는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 시장·군수들과 처음으로 만난 자리에서 도와 시군 간 상호 협력·협의기구인 ‘정책협력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한 바 있다. 이날 위원회는 그 약속을 이행하는 첫 번째 자리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경기도는 3호선 조기 연장 및 착공이라든지, 동인선 조속 착공 문제, 고기교 문제 해결, 반도체 공업용수 등 31개 시장군수님과 함께 여와 야, 시와 군의 경계를 넘어서 여러 협치의 성과를 이뤘다고 생각한다”면서 “도민과 시민,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함께 노력하겠다는 데 뜻을 같이 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기도는 난방비 문제라든지, 버스비 동결, 노인 일자리 예산 증액, 선감학원 피해자 문제 등 선제적으로 어느 지자체보다 빠르게 도민과
경기도가 ‘2023년 주민자치(위원)회 제안사업’에 참여할 도내 주민자치회와 주민자치위원회를 오는 16일까지 공개 모집한다. 주민총회 또는 마을계획 등 주민들의 회의 과정에서 수립된 마을 가꾸기, 교육, 지역축제와 같은 주민현안사업을 지원해 주민자치 활성화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모집 대상은 도내 31개 시군 읍면동에 설치된 주민자치회 또는 주민자치위원회다. 도는 공모 후 1차 서면 심사로 총 150여 개소를 선정해 사업비를 1개소당 1천만 원 이내로 지원한다. 이후 경연대회를 통해 1차 선정 사업 중 시군별 대표 우수사업 1개를 선발해 등수별로 500만~1,500만 원을 추가 지원한다. 최대 2,5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는 민선8기 들어 예산 약 9억 원 증액, 지원 대상은 84개소 확대된 것으로 지난해 대비 약 2.5배에 해당된다. 특히 2차 ‘우수 제안사업 경연대회’를 새롭게 추진해 우수사업을 공유하고 단체 간 화합의 장이 될 것으로 도는 기대하고 있다. 참여할 주민자치(위원)회는 3월 16일까지 해당 읍면동 담당 부서로 접수하면 되고, 신청서 작성 방법 등 자세한 사항은 경기도 누리집(gg.go.kr)에 게시한 공고문을 확인하면 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3 경기국제보트쇼’ 개막식에서 “해양레저 산업의 중심 경기도에서 대한민국 신성장동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개회사를 통해 “1년에 한 번이라도 낚시 가는 인구가 1천만 명이라고 하는데 낚시박람회와 경기국제보트쇼가 함께 열리게 돼 대단히 뜻깊고 기쁘게 생각한다”며 “국내 해양레저 시장 규모는 제1회 보트쇼가 개최된 2008년 이후에 약 35배가 성장했다. 육상교통에서의 하이테크 기술이 해양레저산업으로까지 적용되면서 세계 해양레저산업 소비시장 진출 기회도 크게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는 대한민국 제4차 산업의 허브다. 정보기술(IT)과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빅데이터, 모빌리티 등 모든 새로운 산업의 중심, 대한민국 산업의 모든 심장이 경기도에 있다. 동시에 경기도는 국내 최대의 해양레저 소비시장이자 해양레저 활동의 최적지”라며 “하이테크 기술 산업의 중심지인 경기도에서 앞으로 해양레저 분야의 친환경 하이테크 성장을 견인하길 기대한다. 이는 관광산업, 지역경제 활성화, 또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기도에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리고 있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3월 2일부터 12일까지 남성양육자들을 위한 활기찬 육아 활동 교류 프로그램 ‘경기도 아빠하이!’ 참여자 50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경기도 아빠하이!’는 교육 및 소모임 활동 등을 통해 남성의 일상적 육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 4년 차를 맞이했다. ‘아이가 아빠에게 하이(Hi), 아빠끼리 하이(Hi)’라는 뜻을 담고 있다. 2023년 모집 대상은 3~10세 자녀(자녀 생년월일 2014.1.1.~2021.12.31.)를 둔 경기도 남성 양육자다. 아동을 양육하고 있는 아빠, 삼촌, 할아버지 등 남성 양육자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모집 신청은 3월 2일부터 12일까지 경기도여성가족재단 누리집에서 접수하면 되고, 선착순 마감된다. 시·군별 참여 인원은 31개 시ㆍ군 영유아 수를 고려해 배정될 계획이며, 2020~2022년 참여자도 신청할 수 있다. 선정 결과는 3월 17일 ‘경기도 아빠하이!’ 네이버 카페 공지 및 개별 통보될 예정이다. 선정된 500명의 참여자는 4월부터 12월까지 ▲아이와 함께하는 온라인 미션 수행 ▲지역별 동아리 소모임 ▲부모 교육 ▲자녀와 함께 하는 체험활동 ▲홍보단 활동 등에 참여하게 된다. 올해는 기존 참여자들
존경하는 경기도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그 가족 여러분, 오늘은 거리마다 ‘대한독립 만세’의 함성이 가득했던 ‘3.1독립운동’ 104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먼저 대한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께 깊은 존경의 마음을 표합니다. 오늘과 같이 뜻깊은 날, 도민을 담는 곳, 여기 ‘도담소’에 함께 자리해주신 독립유공자 가족 여러분 그리고 경기도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짧은 단막극을 통해서나마 오늘 이 자리에서 그날의 함성을 다시 느껴봤습니다. ‘3.1만세운동’의 함성, 그 함성은 아직 우리가 지르는 함성으로 남아 있습니다. 자유, 평등과 민주주의라는 그 뜻이 퍼져나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이라는 결실을 맺었습니다. 그 결실을 바탕으로 오늘 우리가 살고있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부단히 만들어 왔습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그리고 독립유공자 가족 여러분, 이제 경기도는 ‘기회의 수도’로 힘차게 도약하고 있습니다. 올해 경기도정은 ‘민생’과 ‘미래’를 그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취약계층을 위한 난방비 대책을 가장 빠르게 실행했습니다. 교통 요금 등 물가 대책,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지원, 지역화폐를 통한 자영업자 보호 등 민생 대책도 선제적으로 촘촘하게 준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안산 선감동에서 수원 팔달구 옛 경기도청사로 이전한 선감학원사건 피해자지원센터를 찾아 “공권력에 의해 인권이 침해된 선감학원사건 피해자들이 부끄러워하지 않고 떳떳하게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야 하고, 경기도의 지원으로 물꼬를 텄으니 국가가 진심으로 사과 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28일 경기도청 구청사 구관 3층으로 자리를 옮긴 선감학원사건 피해자지원센터를 둘러보고 김영배 센터장(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장) 등 피해자들과 환담을 나눴다. 김 지사는 “이태원 참사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국가의 지도자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하고 인정을 하는 게 첫걸음이라고 생각하는데 선감학원도 똑같다. 지금도 공권력에 의해서 인권이 침해되는 게 모양은 선감 때랑 다르겠지만 여기저기에서 있을 수 있다”며 “중앙정부에서 책임 있는 사과와 진실 규명에 대한 입장이 나와서 피해자분들 마음부터 풀어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지난 1월 16일부터 선감학원 생활안정지원금 등을 접수하는 가운데 28일 기준 신청자가 121명인 부분을 언급하면서 “(신청자가) 더 늘어나서 예산이 부족하면 방법이 없어도 할 테니까 다 (경기도로) 오셨으면 좋겠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8일 도담소에서 경기도 사회복지연대 소속기관 대표들과 만나 “함께 힘을 모아 포용과 상생이 넘치는 경기도를 만들자”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사회복지 각 단체와 종사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오찬을 함께하며 임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김 지사는 “제가 경기도를 기회의 땅으로 만들겠다는 얘기를 했는데 우리 사회에서 도민, 국민들에게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를 주기에는 장애가 너무 많은 것 같다”며 “수원 세 모녀, 평택 빵 공장 사망사고, 발달장애인의 극단적 선택, 10.29 참사 등 여러 가지 일을 보면서 더 많은 기회, 특히 더 고른 기회를 생각하게 된다. 더 많은 기회는 경제 활성화나 교육과 사회의 역동성을 의미하고 더 고른 기회는 포용과 상생의 공동체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지사는 “최근 장애인 문제라든지 사회적경제나 시민사회, 기후환경 문제에 있어 말은 많이 앞세우지만, 실질적으로 퇴행하는 듯한 일들이 있는데 경기도에서는 그러지 않으려 한다”며 “경기도는 긴급복지콜센터를 비롯해 진정성을 갖고 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함께 힘을 모아서 포용과 상생이 넘치는 경기도를 만들고 싶다. 앞으로 제가 지사로 있
경기도가 제104주년 3.1절을 맞아 3월 1일 오전 10시 수원 팔달구 도담소(옛 도지사공관)에서 3.1절 기념행사를 연다. 도담소에서 3.1 기념행사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념식은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황의형 광복회경기도지부장을 비롯한 시군 지회장,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 한국성 경기남부보훈지청장, 관내 보훈 단체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 영상과 개막공연, 독립선언서 낭독, 독립유공자 포상, 기념사, 3.1절 노래 제창과 만세삼창, 기념공연 순으로 진행된다. 기념 영상과 개막공연은 독립 유공 후손 인터뷰와 3.1운동을 재현하는 단막극, 역사어린이합창단의 합창이 어우러진 종합 공연으로 연출된다. 오늘의 평화가 있기까지 우리나라를 되찾기 위해 희생한 선열의 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이어 황의형 광복회 경기도지부장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김동연 지사가 독립유공자 등 10명에게 포상을 할 예정이다. 김동연 지사의 기념사 뒤에는 참석자 전원이 3.1절 노래를 제창하고 황의형 지부장의 선창으로 만세삼창을 한다.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단 다소니 챔버 오케스트라단의 기념공연과 오찬, 간담회도 이어진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기념식 참석에
경기도가 코로나19 후유증으로 건강이 악화된 노인들의 일상 회복을 위해 노인복지관 35개소에 심신 건강 사업 등의 보조비를 최대 1천만 원씩 지원하는 ‘코로나 후유증 극복을 위한 심신튼튼 행복사업’을 추진한다. 올해 처음으로 시행하는 심신튼튼 행복사업은 코로나로 외부 활동 및 노인복지관 이용이 제약돼 건강이 악화된 노인을 위한 것이다. 복지관 프로그램을 통해 여가 활동 등을 수행함으로써 노인의 심신 건강과 일상생활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난해 민관협치형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채택돼 추진하게 됐다. 신청 대상은 노인복지법 제37조에 따라 도내 설치·신고된 노인복지관이다. 도는 최대 35개 기관을 선정해 ▲노인 심리 안정 지원 사업 ▲노인 건강 기능 지원 사업 ▲그 밖에 창의적인 노인복지 및 여가 증진에 관한 사업 등에 대해 사업별로 자부담 분을 제외하고 1개 기관에 1천만 원 이내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참여를 원하는 노인복지관은 3월 7일부터 14일까지 사업계획서와 신청공문, 기존 사업실적 등 신청서류를 작성한 뒤 도 노인복지과로 방문하거나 우편접수하면 된다. 도는 사업 선정심의위원회를 통해 실현 가능성, 예산 적절성, 사업수행 능력 등을 검토 후 3
경기도가 ‘2023년 제1차 경기형 예비사회적기업 지정사업’ 참여를 원하는 도내 법인과 단체를 3월 13일 오후 6시까지 공개 모집한다. ‘경기형 예비사회적기업 지정사업’은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지역사회공헌 등 사회적기업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도 조직 형태 등 일부 인증요건을 갖추지 못한 법인과 단체를 육성해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경기형 예비사회적기업에 지정되는 법인이나 단체는 앞으로 3년간 ▲일자리 창출, 전문인력 및 사업개발비 지원 신청 자격 ▲경영컨설팅 ▲다양한 홍보 및 판로지원 등을 받게 된다. 신청 대상은 경기도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법인 및 단체로 신청을 원하면 ▲사회서비스 제공형 ▲일자리 제공형 ▲지역사회 공헌형 ▲혼합형 ▲기타(창의‧혁신) 등 5개 유형 가운데 1개를 선정한 후 그에 맞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예비사회적기업 지정신청서 등 관련 서류와 함께 청은 사회적기업통합정보시스템(http://www.seis.or.kr)으로 제출하면 된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경기도청 누리집(www.gg.go.kr) 고시·공고란에서 확인하면 된다. 도는 서류 검토와 현장실사, 대면 심사 등을 거쳐 참여 대상 선정을 완료한 뒤 오는 5
경기도가 저소득 도민을 대상으로 주택 매매 및 전·월세 계약 시 중개수수료를 보조하는 ‘경기도 부동산 중개보수 지원사업’을 통해 3년간 총 3억 6천만 원을 지원했다고 27일 밝혔다. 2020년 1월부터 시행된 경기도 부동산 중개보수 지원사업은 도내 국민기초생활수급자를 대상으로 거래가격 2억 원 이하의 주택 매매 및 전·월세 계약 시 지불한 중개수수료를 최대 30만 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부동산 중개 지원사업은 2020~2022년 동안 1천851가구에 3억 6천만여 원을 지원해 도내 저소득 주민의 주거 안정에 기여했다. 올해는 예산 1억 원을 확보해 1월에만 98가구를 대상으로 1천900만여 원을 지원했다. 올해 1월 도내 부동산 중개보수 지원 98건은 전년도 1월 지원 대비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도는 이 추세라면 예산이 올해 6월 조기 소진 될 수 있는 만큼 조속한 신청을 당부했다. 중개보수 지원 신청서는 경기도 누리집, ‘경기부동산포털(gris.gg.go.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신청 희망자는 매매(임대차)계약서 사본, 중개보수 영수증 사본, 통장 사본 등을 구비해 전입한 시·군청 부동산 담당 부서에 접수하면 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12월까
경기도가 ‘2023년 시민정원사 정원관리 활동 대상지’를 20일부터 공개모집 중으로 다음달 6일까지 접수한다고 밝혔다. 도는 정원문화 확산과 녹색 문화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식물과 정원에 대한 기본지식과 실무능력을 갖춘 경기도 시민정원사를 양성하고 있다. 시민정원사는 학교나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식재, 시설물 유지관리, 정원조성 등 정원관리 활동을 벌이고 있다. 모집 대상지는 학교숲, 사회복지시설, 공공임대주택, 마을정원, 경기정원문화박람회장 등이며 작업환경과 작업 난이도, 관리효과 등을 고려해 70여 개소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대상지로 선정되면 시민정원사 단체가 4월부터 11월까지 2~3회 정원관리를 해준다. 접수 방법은 신청서와 첨부서류를 작성해 신청기관의 공문과 함께 경기도 정원산업과로 다음달 6일 오후 6시까지 우편·방문·전자우편(black0804@gg.go.kr)을 통해 제출하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경기도 누리집(gg.go.kr) 고시·공고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설종진 경기도 정원산업과장은 “시민정원사 정원관리 활동이 정원 취약지역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나아가 정원문화 확산을 위한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나보니 마음의 재산 고 희 숙 무엇을 담고 살았을까 까맣게 때가 낀 채 기억의 방에 차곡차곡 쌓여진 조각들 흑인지 백인지 마저도 희미한 빛바랜 시간들을 하나씩 꺼내 본다. 재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소각해 버려야 하는지 봉투마다 이름을 달고 분리해 간다. 시작할 땐 말끔히 치우리라했는데 왠지 마음뿐이다. 이것도 저것도 차마 버릴 수가 없다 지나보니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슬픈 것도 기쁜 것도 마음의 재산 빛은 바랬지만 삶을 고스란히 채워준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이었다.
아궁이의 소중한 추억 고 희 숙 흙내음과 나무향이 부등켜 안고 고향의 냄새로 부르는 그리운 옛집의 소중한 추억 부뚜막에 놓인 그을린 솥단지 정겨움이 묻어나는 정지간 구수한 밥 뜸 내음 노릇노릇 누룽지 맛이 그립다 아궁이에 장작불 지펴 밥 짓고 부지깽이로 남은 숯불 모아 입가에 검댕 묻혀가며 먹던 군고구마와 국자 속 달고나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맛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지난 맛이지만 아궁이 속 불씨처럼 꺼지지 않는 잔불로 남아 나의 삶을 조금씩 따뜻하게 익혀가고 있다.
지금이 좋다 고 희 숙 그 전엔 몰랐다 진짜 아무것도 몰랐다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그 전엔 안 보였다 봄볕에 흙덩이 밀쳐들고 올라오는 풀 한포기에 담긴 위대함도... 열심히 산 하루의 모퉁이에서 해넘이의 아름다움에 왜 눈물이 나는지도... 그냥 그런 줄만 알았다 중년인 듯 노년인 듯 60고개를 넘어 늦은 듯도 싶고 이른 듯도 싶은 나이... 부모님도 떠나고 아들, 딸 녀석도 제 살길 찾아가니 삶은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인 줄... 조금은 보인다. 진한 생명력의 이름 모를 잡초에서... 힘겹게 주운 파지를 리어카에 실고 가는 할머니에게서 지금 어디쯤 와있고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제의 사소함이 새롭게 다가오고 지나감이 소중함으로 다시 보여 지는 지금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삶이 오롯이 익어가는 지금이 좋다.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 고 희 숙 새벽부터 내린 비 대지를 적시고 세상의 더러움을 깨끗함으로 씻어내니 씻긴 내 마음에 그리움을 더 합니다 비가 내린 아침 어제의 발자국은 지워졌지만 마음에 각인된 그리움은 그 어떤 빗물에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유난히 빗소리가 좋음은 세상을 그 만큼 포용해 나가는 것이고 당신으로 인해 삶의 의미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도 빗길 위에 나만의 발자국을 그려 봅니다
추억은 정지된 인생 고희숙 흐르는 세월 속에 청춘은 멈춰지지 않고 고운 순간은 추억만 남기고 떠나 그리움이 영혼을 헤집어 울릴 때 잔주름 갈피에 서러움만 쌓여간다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똑같은 하루를 나눠먹는 시간인데 나의 시간은 어이 이리도 빨리 가나 정지된 영상으로 살아난 어제처럼 오늘도 또 다른 영상으로 재생되어 추억의 창고에 쌓이겠지.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날 한 장 한 장 꺼내어 웃음지어야 겠다.
이름이란 고 희 숙 누군가의 얼굴입니다. 누군가의 여정이 차곡차곡 쌓인 인생입니다. 이름만 생각해도 그 사람이 저절로 떠올려 지는 것은 이름 속에 사소한 기억까지도 저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열살의 꼬마도 백세의 어르신도 이름만 들으면 살아온 만큼의 시간이 스르르 풀려나옵니다. 그 속에 당신의 모든 것이 담겨있으니 참으로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똥을 담으면 똥통이 되고 금은보화를 담으면 보석함이 됩니다. 똥을 담는 것도 금은보화를 담는 것도 자신의 몫입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혼자만의 소중한 이름을 받았기에 한걸음 옮길 때마다 이름을 키워가야 합니다. 오늘도 노을은 아름답게 저물어가지만 내일도 모레도 누군가의 가슴에 아름답게 각인될 이름을 그려 봅니다.
창문 투명한 너를 보면 욕심의 때가 덕지덕지 붙은 것 같아 왠지 부끄럽고 한없이 작아진다. 넌 돌팔매에 부서지고 깨어져도 침묵을 지키는데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도 힘겨루기 하듯 촉각을 세운다. 길 잃은 폭풍도 따뜻이 안아 넉넉한 햇살의 품으로 돌려보내는데 하나도 둘도 바깥바람으로 돌리며 가슴에 스스로 상처를 준다. 길이 보이지 않는 밤이면 반짝이는 별 그림자로 다리를 놓아 엄마 품속으로 이끄는 넌 낮에도 밤에도 나를 이끄는 등불이다.
겨울나무 고희숙 흰눈은 봄이 아직 멀리 있다 말하지만 나무가 겨울을 참아내는 것은 저만큼 봄이 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겨울나무처럼 기다림을 아는 사람은 지난 시간도 지난 세월도 원망하지 않는다. 다만 또 한번의 시작을 기다릴 뿐...
비워져 있는 것은 고희숙 마음 한 칸이 비워져있는 것은 그리움일까 외로움일까 아니면 빛바랜 추억일까 어느 날 찾아와 가슴을 채워버린 빈자리 채워지지 않는 자리 채울 수 없는 그 자리에 공허만이 똬리 틀고 앉아있다. 쓸쓸한 바람만이 찾는 가을이었다. 잠들어도 잠들어도 꾸어지지 않는 꿈에 밀려왔다 밀려가는 지난날 다시는 보지 못할 사랑이지만 망부석이 되어버린 그리움에 비워진 마음은 등대를 향해 파도를 넘는다.
시(詩)는 고희숙 내 삶 속에 응집된 소망입니다. 풀어헤친 한가닥 추스르면 또 다른 미로가 나타나는 알 수 없는 인생길의 동반자입니다. 한없는 사랑으로 빛나다 어느 순간 깊은 심연에 잠기며 간혹 순결한 미소로 부르는 애인입니다. 용광로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타올랐다 북극을 얼려버릴 듯 냉정한 얼굴의 헤어 나올 수 없는 깊은 심연(深淵)입니다. 오늘도 목마름에 잡념 속 유영(流泳)하다 퍼뜩 건져 올린 시어(詩語) 한가닥은 먹먹한 가슴을 두드려 소소한 햇살로 피었습니다.
들꽃의 노래 고희숙 귓불을 간질이는 바람의 유혹에 아이도 어른도 접었던 날개를 펴고 한바탕 춤의 향연을 펼친다.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바람에 언덕 숨소리도 넘나들기 힘든 바위틈에 핀 하얀 소금꽃 내주어도내주어도 부족하다 투정부리는 욕심쟁이에 모든 빗장 열어주고 알몸으로 선 꽃 화려하게 포장하진 않았어도 지친 벌과 나비에게 어깨를 내어주며 서로의 온기로 어우러져 빛나는 꽃 순간 바삭거리는 건초로 섰지만 초라함 입지 않는 단아함으로 따뜻함이 그리운 겨울밤을 꺼지지 않는 노래로 물들이고 있다.
엄마 미소 고 희 숙 섬 소녀 학교 갔다 돌아와 깍두기 반찬에 뚝딱 밥그릇을 비울 때면 밥상머리 채우고 앉아 천천히! 천천히! 체할라! 미소로 지켜주시던 엄마 생각 사무치게 그리움으로 밀려오는 날 울컥하는 마음에 큰 숨쉬며 하늘을 향해 고개 들어 눈가에 고인 눈물을 삼키며 무심한 기지개를 켜본다 남는 것 보다 모자란 게 많았던 지난 시간이었지만 진하게 배어있는 미소를 꺼내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뭉클하다 특별한 날이면 되살아나는 엄마의 미소 속에 잠들고 싶어 오늘밤 마법의 꿈속으로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