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도를 한 이후 단 한 번도 후회를 한 적이 없다.
흔히 검도를 ‘칼싸움’이라 한다. 이는 검도를 낮춰 부르거나 비하시키는 것이 결코 아니다. 어린 시절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나무 막대기로 싸움놀이를 하던 그것이 바로 검도의 원형이기 때문이다. 검도를 ‘칼싸움’이라 부르든, ‘예(禮)’를 중시하는 ‘고귀한 무예’라 부르든, 이제 검도가 우리에게 육체와 정신을 단련하는 ‘최고의 운동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멋진 도복과 길 다란 죽검, 그 어떤 무예보다 ‘예(禮)’를 중요시하는 매력에 빠져 누구나 한 번쯤은 검도를 했거나 해보고픈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검도를 광명시청에서는 실업팀으로 중점 육성하고 있다.
지난 2일 광명시청 소속 검도부 선수들이 연습중인 광명 국민체육센터 실내체육관을 찾아갔다. 체육관 내에는 검은 도복을 입은 사나이들이 실전을 방불케 하는 연습을 하며 한창 땀을 흘리고 있었다.
바쁜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신을 단련하는 데 최고 운동으로 손꼽히는 검도.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광명을 비롯한 지방에서는 그 명성만큼 위상이 바로 서지 못해 울상이다.
실제 정병구 감독은 지도자로서 어느 정도 반열에 오른 명장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000년부터 15년 동안 남양주시청 검도부을 지도하던 당시, 부임 1년 만에 쟁쟁한 전국대회로 팀을 우승시켰으며, 올해 8월 공개채용을 통해 광명시청 제3대감독으로 임용되어 “검도인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힌 정병구 감독(54). “광명시의 검도위상을 전국에 다시 알리고자한다”고 포부를 밝힌다.
현재 광명시청 검도 부는 정병구 감독의 지휘아래 코치 김윤순(43)을 비롯해 이열민(32), 오호석(32), 배환기(31), 방지훈(29), 배환진(29), 유민석(29), 이용도(27), 이상진(27), 배형주(24)등 총 11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최정예 팀이다.
정 감독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검도를 시작해 벌써 40년차로 접어든 검도인 이다. 정 감독은 광명이 고향이다. "저는 오래 전부터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제 지도 스타일은 선수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기술과 정신을 물려주기 위해 직접 부딪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광명시 검도 회에 소속된 4개의 공인도장과 광명동초등학교, 광명중학교, 광명고등학교 등 총 3곳의 육성교육기관을 두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 비해 취약한 기반시설이지만 과거부터 그 맥을 이어오던 ‘광명 검도’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한 관계자들의 노력은 어느 지역 못지않게 높다.
Q. 광명시청 직장운동부 검도 팀은 어떻게 오게 되었나.
A: 남양주 시청의 검도 부를 2000년도부터 올 7월 까지 15년 이상을 근무하였다. 그 때 당시 광명시청에는 직장 경기부가 창단되지 않았다. 2008년도에 광명시청 검도부에 올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남양주시청에서 성적이 좋다보니 계속 만류를 하였다.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생각과 남양주에서 후배 코치가 13년 이상같이 근무하여 ‘후진 양성을 위해 자리를 비워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또한 고향인 광명에서 마지막 지도자 생활을 뜻있게 보내기 위하여 공개채용에 응시하여 채용되었다.
광명은 좋은 자원을 가지고 있다. 남양주시청에서 근무할 때 보다 더 노력을 한다면 그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Q. 어떤 점을 중점으로 두고 훈련하고 있나.
A: 정 감독은 오전, 오후에 집중적으로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한다. 하지만 정 감독은 '검도는 무술이 아니라 무예'라는 생각을 늘 지니고 있다. 때문에 그는 선수들에게 평정심과 의연함을 갖출 것을 항상 요구한다. 그가 스승에게서 받은 가르침이자 그의 지도철학이다. 제아무리 빼어난 실력을 지녔어도 인성이 좋은 선수가 아니면 애정을 쏟지 않는다. “감독과 선수간 서로 신뢰하고 거짓 없는 당당한 선수가 되어야 한다”
Q. 검도의 매력은 무엇인가.
A: “땀을 흘린다고 해서 다 같은 운동이 아니다. 검도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무엇을 얻고자 함이 분명한 종목이 바로 검도다. 심신의 건강과 단련은 물론,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예를 배움으로써 가정과 사회에 필요한 구성원이 될 수도 있다. 검 하나로 정신을 통일시키고 인내력과 끈기를 터득함으로써 자기계발과 사회적으로 헌신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된다”
Q. 광명시 검도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현안은.
A: “현재 광명시 검도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다름 아닌 어렵게 육성한 선수들이 대학진학 후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상황을 지켜보는 검도인의 한 사람으로 안타까운 마음은 이루 표현할 수 없다”
“예전부터 광명의 검도 수준은 결코 뒤처지지 않았다. 비록 현실적 어려움에 봉착해 과거만큼의 전성기를 누리진 못하지만 우수한 인재가 많다. 초·중·고교를 포함한 3개의 육성교육기관이 고작인 광명의 검도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향토기업이 앞장서 실업팀을 창단함으로써 우수한 광명 출신 선수들이 타 지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해결과제“라고 전했다.
Q. 생활체육으로의 저변 확대도 필요하다.
A: 일부에서는 검도부 자체적으로 불거졌던 ‘계파싸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던 최근 몇 년.
‘그간의 시련을 슬기롭게 극복해냈겠다’는 정 감독은 검도를 굳이 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좋은데 무슨 이유가 있느냐”는 답변에서 검으로 갈고 닦은 정신수양이 한껏 묻어났다.
“우리는 전문적인 선수들이다. 은퇴 후 검도 저변 확대를 위하여 항상 연계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동호인 활성화를 위하여 선수들의 재능기부를 통하여 동호인과 합동훈련 등을 통하여 교류를 지속적으로 갖겠다”
팀의 막내 배형주 선수는 "대회도 중요하고 위상도 좋지만 저희들은 시에 소속된 팀인 만큼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으면 한다"며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광명시와 관계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더 이상은 검도인구와 수준이 줄거나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그는 “광명시 검도회 자체적으로는 내실을 다져야 할 때이며, 일반 시민들에게는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검도에 대해 친근한 인식을 심어줘야 할 시기”라고 피력했다.
Q. 검도를 배우고 즐기고자 하는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일단 시작부터 해보라는 말을 가장 먼저 하고 싶다. 일반인들은 검도장비가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투자에 대한 효과를 감안했을 때 결코 비싼 것이 아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할아버지와 손자·손녀가 한 자리에서 어울려 즐길 수 있는 건강 스포츠다. 정신적·육체적으로 나약해져가는 요즘의 젊은이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
Q. 정병구 감독이 생각하는 검도란.
A: 예시예종(禮始禮終)을 강조하는 정 감독은 “신체 조건이 좋아지는 것은 다른 운동과 다를 바 없다”며 “하지만 특히 신체적으로 짧은 시간에 많은 움직임이 필요한 검도는 근력, 체력, 안력, 심폐능력 등이 수련단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탁월하게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무기를 사용하는 운동이라 자칫 몸을 상하기 쉽다”며 “시작할 때부터 마무리할 때까지 예절과 질서가 철저하게 지켜져야 하는 예시예종(禮始禮終)의 운동”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검도는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가장 근본적이고 규범이 되는 예의를 가르쳐준다. 검도에서 예의를 잃으면 오직 ‘검을 사용하는 투쟁’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검도인 들은 검도를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 예의를 가장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임을 강조한다.
비지땀을 흘리는 선수들. 이들이 물심양면으로 뒷받침하는 광명시청의 체육 담당 공무원들과 의기투합해 2016년도에 있을 전국 대회에서 다시 한 번 광명의 검도가 좋은 성적을 거두길 기대해 본다.
▶정병구감독 이력
- 광명 초·중·고 졸업
- 경희대학교 체육학과 졸업
-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 초당대학교 체육학 박사
- 부천시청 직장 경기부 검도 선수(1986∼1992)
- 남양주시청 감독(2000∼2015.7)
- 광명시청 감독(2015.8∼현재)
- 수상경력(주요수상 실적)
15년 5월 세계 검도선수권 대회 준우승(남자 단체전)
15년 4월 전국실업검도대회 3위(단체전), 우승, 준우승(4단부 개인전)
14년 대통령기 전국 일반 검도 선수권대회 3위(개인전)
14년 추계 전국실업검도대회 우승(남 4단부 개인전), 3위(남 1부 단체전)등
14년 전국 실업검도대회 우승(3, 4단부 개인전), 3위(단체전)
13년 회장기 전국 단별검도선수권대회 우승(4, 5단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