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고희숙
진실을 감춘 이미지는
또 다른 내가 내면에서 용트림 하고
알 수 없는 신의 힘을 쏟아낸다.
무대 위의 화려함에
얼굴 가린 낯선 이방인
시선은 한순간 비수처럼 꽂이고
내면을 헤집는 질문이 꼬리를 문다.
애초에 내가 아닌 나는
또 다른 나를 찾아 마주하고
관객은 변신에 열광 하고 있다
마법 풀린 유리구두처럼
실체가 드러나면
신비로움은 사라지고 초라한
껍질만 덩그러니 남겠지만
내면의 진실은
가면 뒤에서
무한한 끼를 발산하며 인생의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