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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명사의 추억여행 첫번째 손님 이 효선 전 시장

돼지 5마리에 담은 꿈

명사의 추억여행 첫 번째 손님 이 효선 전 시장

      

                        돼지 5마리에 담은 꿈


요즈음 같으면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난 14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51세, 어머니가 48세에 날 낳았으니 지금으로 봐도 굉장히 늦은 연세에 날 낳은 것이다. 할아버지,할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그 많은 자식을 낳았다니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리고 만 세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그런 때문인지 45살의 늦은 나이에 장가를 가서 현재 중1, 초등학교6학년의 두 아들을 두고 있지만 아버지의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초등학교 입학식에 누나와


제가 정치인 즉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꿈을 꾼 건 아주 우연한 기회에 멋진 착각으로 인하여 생기게 되었다. 안양공고 2학년 시절 학교 증축 관계로 오후 2시에 학교를 가게 되었는데 국회의원 선거 합동유세를 보게 되었다. 당시 이 영호 의원과 이 택돈씨가 유세를 하였는데 사람들이 하는 말이 이 택돈씨가 될 거란다. 왜냐고 물어보니 이 택돈이 말을 잘해서라고 했다.

어린 마음에 저 정도 말이면 지금 내가 해도 되겠다. 나도 국회의원이 되어 부패한 세상을 바꿔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착각이었지만 그렇게 정치인의 꿈이 내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그래서 친구나 친척들에게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얘기했더니 안양공고 주제에 무슨 국회의원이냐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하지만 가슴속에 꿈을 간직하고 3학년이 되어 공군사관학교에 시험을 봤다.

신체검사에서 고혈압 때문에 조종사가 될 수 없다는 말에 진학을 포기하고 연탄가게를 하는 누나집에서 한 장에 일원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했고 고등학교 3년 동안 모은 78,000원으로 화물자전거를 사고 수원 북문장에서 12,500원에 돼지 5마리를 사서 꿈을 키워나갔다.

매일 금천구 중국집에서 짬밥을 실어 날라 돼지를 키워 6개월 만에 십만원을 만들었다. 그 시절의 대졸 초봉이 약 이만원정도 했으니까 나에게는 대단히 큰돈이었다. 그 돈을 종자돈으로 계속 늘려나갔고 군대를 다녀와 코카콜라에 다니다 31살에 아시아 자동차에 입사하게 되었다.

25인승 버스를 판매하는 일이었는데 어느 날 만난 손님 한분이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내 말을 믿어주었다. ‘그래 당신은 꼭 국회의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고등학교 2학년에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꿈을 품은지 14년 만에 나의 꿈을 인정해주는 사람을 만난 것이다.

그 후로 더욱 악착같이 책도 읽었고 자린고비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절약하며 저축을 하여 꿈을 키웠고 현대자동차에 20년을 다니다 도의원을 하고 국회의원은 아니지만 시장의 꿈도 이뤘다.

지금은 비록 국회의원에 꿈을 접었지만 언제 어떤 상황에서라도 나를 인정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 사람이 좀 더 나은 길을 갈 수 있는 크나큰 밑거름으로 작용하지 않나 생각한다.

인정을 해주는 사람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던지는 말일지 모르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천군만마보다 큰 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연히 들었던 합동유세가 내 인생을 바꿔 놓았고 돼지 5마리가 인생의 밑거름이 되어 그래도 누군가에게 아쉬운 소리하지 않을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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