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고희숙 세월이란 거울 앞에서 얼마나 많은 옷을 갈아입었을까 힘겨운 하루의 잔재로 구겨진 옷을 어떤 날은 흥건히 배인 통증으로 적셔진 옷을 입은 채 녹이 슨 하루를 맞이하기도 호롱불 밑에서 희고 검은 실밥 징검다리 놓아 엄마가 만들어주신 옷 입고 깔깔거리던 그 시절 기억은 심지 속으로 사그라져 버리고 어떤 하루의 옷을 입어도 동요가 일어나지 않는 마음은 세월의 힘 앞에서 헤매나 보다 창가에 무더운 하루가 서성인다. 습관처럼 모자와 양산을 준비 해야겠다.
수많은 사연 전하더니 고 희 숙 어둠이 드리워진 밤하늘 사이로 별들이 하나 둘 눈을 뜬다. 반짝이는 저 별은 누구에게 전할 사연이 그리 많아 추운 밤 지새우며 속삭이나! 길게 꼬리를 드리우며 떨어지는 저 별은 그리움 지워진 마음의 소리를 간직하고 어둠속으로 사라지나! 무심한 듯 변치 않는 저 별에 포근해진 마음하나 내려놓고 별을 타고 온 바람에 정갈하게 몸을 씻기 운다. 밤 세워 상심의 그늘 빛으로 채워 수많은 사연 전하더니 일상이 밀려오면 수많은 연서 간직한 채 부끄러운 듯 몸을 감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