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보궐선거가 끝나면서 정치인들과 국민들의 시선이 2022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로 쏠리고 있다. 연전연패로 인해 희망이 보이지 않을 것 같던 국민의 힘이 압도적인 표차로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과 국민의 힘 지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제1의 도시와 서울과 제2의 도시 부산의 수장을 탈환했다는 점에서 국민의 힘은 한껏 고무된 분위기 속에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반면 연전연승으로 뒤를 돌아보지 않던 더불어민주당은 불의의 일격에 반성한다면서도 원인과 해법에는 자신이 처한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방안을 내놓고 있다. 광명은 경기도의 호남이라 부를 정도로 더불어민주당 세가 강한 곳이다. 지역구 국회의원 2명 모두와 광명시장, 경기도의원 4명, 광명시의원 12명 중 9명으로 가히 더불어민주당 천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철옹성과 같은 더불어민주당 광명정치권도 지난 재보궐선거의 상황으로 비추어 보면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먼저 치고 나가는 주자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밑바닥을 먼저 갈고 닦고 이슈를 선점하는
2019년 12월 우한지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지 1년이 넘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9천만명이 넘는 확진자와 2백만명이 넘는 사망자를 기록하면서 현재까지도 지구촌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방역선진국을 자신하던 대한민국도 7만 2천여명의 확진자와 1,200명이 넘는 사망자를 기록하면서 우리를 불안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국민들의 정신건강에도 적신호를 주고 있다.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12월 전국 19세 이상 국민 5명 중 1명은 우울 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2년 전과 비교해 5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불안 정도와 음주율 등도 모두 코로나19 전보다 높아져 국민들의 정신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또, 코로나19는 국민들의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경제생활에도 큰 위협으로 다가온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18일부터 노래방, 헬스크럽, 카페 등 일부업종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운영제한조치 완화로 40여일만에 문을 열게 된 광명동의 헬스크럽 관장 0씨는 “문을 닫아놔서 화장실, 샤워장 배관이 얼어 터지고 난리도 이런 난리가
광명갑 임오경 국회의원의 생일파티 논란으로 지역 언론과 정치권이 시끄럽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서로 따뜻한 정을 나누는 행위중의 하나인 누군가의 생일파티가 이처럼 지역의 이슈로 부상하는 것은 전 세계를 공포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는 코로나19 때문일 것이다. 또 생일파티의 당사자가 지역사회에서 커다란 영향력이 있고, 모든 시민들의 모범을 보여 존경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23일(수) 지역의 한 일간지는 “[단독] 임오경 의원, 22일 밤 생일 파티 ‘논란’…커피숍 ‘영업금지·식음’ 위반”이란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이후 24일(목)에는 ‘생파 논란 임오경 의원 “카페 아냐”…출입제한 미혼모시설 확인’이라는 제목의 2보를 내보냈다. 또 다른 지역언론은 28일(월)자로 ‘임오경 의원, 미혼모 시설에서 생일축하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위의 두 언론은 코로나19로 인한 위급 상황에서 생일파티를 했다는 임오경 의원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28일(월) 또 다른 지역언론에서는 ‘임오경 국회의원, 모 일간지 흠집 내기 보도 황당..’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28일(월) 또 다른 지역언론은 ‘임오경 의원, 누구를
독일 하루 코로나 확진자가 20,000명을 넘는다. 독일에서도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을 경우 경찰에게 적발되면 50유로의 벌금을 내야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어렵고 힘든 가운데 외국인들은 지속적으로 독일을 찾아오고 이곳에서 일자리를 마련한다. 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하여 가장 첫 번째로 거쳐야 할 일은 독일어를 배워야 한다. 에센의 중앙역으로부터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독일어 어학원이 몇 군데 있다. 오늘은 그 어학원 중에 한 군데를 소개하고자 한다. 인링구아(inlingua)는 뒤셀도르프, 뮌헨, 베를린,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 등 독일의 각 지역마다 있는 어학원이다. 에센에도 인링구아 어학원이 있다. 이곳은 세계 2차 대전 당시 교회로 지어졌던 교회를 허물고 지은 어학원이다. 그 역사가 매우 깊은 어학원이 아닐 수 없다. 이곳을 찾아와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매우 다양하다. 폴란드, 이탈리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스페인과 같은 유럽 연합국가뿐만 아니라, 터키, 레바논, 가나, 방글라데시, 시리아에서 온 사람들처럼 온 사람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인링구아에서 특별한 사람을 한 명 더 만날 수 있다. 토비아스 홀러(Tobias Hol
2020년도 저물어가는 10월의 모퉁이에 우리는 서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패닉 상태로 몰고 가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는 건강의 소중함을 자각하고 건강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리 건강관리를 잘한다 해도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질병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크고 하루하루의 변화가 많은 계절에는 고혈압,뇌졸증,심장병 등 갑작스런 질병위험이 우리를 위협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 노출되었을 때는 가장 빠른 시간에 응급처치를 하고,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가장 중요한 방법입니다. 뿐만 아니라 겨울로 접어드는 지금부터는 난방기구의 사용도 늘어나는 시기로 그만큼 화재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해서 저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보다는 평안할 때 위태로울 때의 일을 생각하고, 미리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민의 안전을 위해 철산동의 구 광명소방서 부지 내에 구급차 1대와 소형 펌프차 1대가 상시 대기할 수 있는 ‘철산119구급대’배치가 꼭 필요함을 강조하고자 2회의 5분 발언을 하였습니다. 철산동에 있었
지난 6월 26일 광명시의회 하반기 원구성과 관련 성숙한 의회민주주의를 보여주지 못하고, 시민들의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는 정치수준의 한계를 보여줬던 광명시의회 사태가 시의회 차원을 넘어 더불어민주당 광명갑과 광명을의 막장 싸움으로 이어지는 듯 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광명을 당원들은 9월 8일 경기도당을 찾아 광명시의회 하반기 원구성과 관련해 해당행위를 하고 국민의힘 시의원과 야합한 시의원들에 대한 철저한 재조사와 강력한 징계를 요구하였다. 이들은 민주적 결정을 통해 선출된 김윤호 의장 후보를 끌어내리고 박성민 의장을 세우고 상임위원장을 배분하기로 야합하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배후에서 조종한 세력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지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광명갑 고문단은 9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기도당은 적법한 윤리심판 절차를 거쳐 제명 등의 징계 조치를 단행했고, 이는 민주당의 정신을 천명하기위한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실천이었다. 그런데 광명을 일부당원들이 판단 결과가 당사자들에게 전달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불복 탄원을 도당에 전달하고 광명시 민주당원 이름을 도용하였다. 당의 결정에 반대하는 집단행위는 또 하나의 해당
광명시 더불어민주당이 두쪽으로 갈라져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시의장을 어느 쪽에서 차지 하느냐를 놓고 벌였던 전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의총 결과를 따랐던 시의원들은 지역위원회에서 배신자 취급을 받고 있는데 반해 의총 결과에 반대표를 던져 징계를 받은 시의원들은 당당하게 활동하는 웃기지도 않는 상황이 광명에서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안성환 시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광명을이 아닌 광명갑에서 활동하면서 재선 광명시장으로 광명정치를 이끌어 가야할 양기대 국회의원이 제대로 된 역할을 전혀 하고 있지 못하다는 양기대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처음 시의장 선출의 순리를 거슬러 결국 광명시의회의 분란을 자초한 사람이 양기대 의원인데 전혀 자신의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 자신을 국회의원으로 선출해준 지역의 정치가 바로 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앙정치를 잘하는 것만큼 중요한데 국회의원 되었다고, 지역의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는 말이 들린다. 광명정치권이 9월 1일 시의장 선출과 관련 제창록,안성환,이주희,이형덕 시의원이 해당 행위로 6개월 당원자격 정지의 징계를 받으면서 다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징계수위
제21대 국회를 이끌어갈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8월 29일 정기전국대의원대회를 통해 선출된다. 이번 지도부선출에서 당 대표 선출보다 주목 받는 부분이 있으니 사상 첫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최고위원의 탄생가능성의 희망을 높이고 있는 염태영 수원시장(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대표회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는 당대표, 원내대표,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당연직 여성1명),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 등으로 구성된다.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 가운데 현재 본선 티켓을 거머쥔 후보는 이원욱, 양향자, 노웅래, 한병도, 김종민, 신동근, 소병훈 국회의원과 염태영 시장 등 8명이다. 이중 여성 몫인 양향자 의원은 확정되었고, 남은 네 자리를 놓고 후보 7명이 격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염태영 시장을 제외하면 모두가 국회의원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원으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을 것인데 이런 구도는 매우 불합리해 보인다. 지방자치와 풀뿌리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최고의사결정 기구가 176명 국회의원들의 대표로만 구성된다면 어떻게 제대로 된 민의의 전달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 더불어민주당은 176명의 국회의원만 있는 것이 아니라 155명의 기초자치단체장, 65
4.15 총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당은 예비후보자들의 면접을 거의 마치고 날카로운 공천심사의 칼날로 적격자를 골라내고 있다. 공천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물론 당선일 것이다. 그러나 지역의 정확한 민심을 읽지 못한 중앙당의 공천은 자칫 선거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선거 승리의 방정식은 민의를 정확이 읽고 거기에 맞는 공천을 하는 것이다. 광명은 거의 매번 중앙당에서 전략공천이라는 미명하에 내려 꼽는 낙하산의 피해를 고스란히 안고 있다. 이번에도 백재현 의원의 불출마로 전략지역으로 선정되었다. 그러자 당연하다는 듯이 중앙에서 낙하산이 내려올 것이라 예측하는 시민들이 있다. 여기에 언론에서도 낙하산이 확정된 듯이 기사를 날려 시민들의 판단을 호도하기도 한다. 또 시민단체에서는 지역에서 좋은 정치인을 키워야할 백재현 의원이 중앙에서 누군가를 데려오려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중앙당에서 광명갑이 거론된 것은 전략지역으로 선정될 당시 용산,부천,광명은 후보들이 열심히 뛰고 있어 경선을 할 수도 있다는 맨트 이후 한번도 전략으로 누군가가 내려올 것이라 거론된 적이 없다. 광명갑에서 적합도 조사를 돌렸던 인물은 광명이 아닌 다른 지역 몇 곳에서
누구나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오래도록 좋은 기억으로 남는 다는 말이 있다. 그 사람이 시민들로부터 넘치도록 많은 사랑을 받았다면 더 더욱 그래야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광명시민들로부터 수십년간 사랑을 받았던 사람이 정치를 떠나겠다고 하면서 취하고 있는 행태가 오만의 극치와 구태정치의 표본을 보이고 있어 시민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백재현 국회의원은 자칭 타칭 7선의 의원이라 불릴 정도로 30년을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그러한 백재현 의원이 3선을 끝으로 정치를 그만두겠다며 불출마 의견을 밝히고 있다. 비록 측근들에게만 흘렸을 뿐 아직 정식으로 발표를 한 것도 아니고, 다면평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출마의지는 있지만 하위 20%에 포함되어 어쩔 수 없이 불출마를 선택하였을 것이라고 말하는 시민들도 있지만... 어떠한 이유가 되었든 불출마를 한다면 깨끗하게 물러나는 게 그동안 자신을 지지해준 시민들에 대한 도리일 것이다. 그런데 백재현 의원이 불출마를 흘리면서 하고 있는 행태가 광명시민들의 주권을 무시한 것 아니냐 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백재현 의원이 비례대표이자 불출마를 선언한 이철희 의원을 광명으로 오라고하다 거절당하자 광
브라질영화 <연방경찰>은 정부 관리들의 탐욕과 부패를 다룬 영화로 석유대기업을 둘러싼 비리사건에 대하여 수사하는 정치 스릴러물이다. 이 회사의 경영진은 대형건설회사와 함께 계약을 맺으면서 공사비를 부풀리고, 정부관리는 뇌물로 매수하는 등의 비리를 다룬 영화로 실제로 3년이상 브라질 정․재계를 뒤흔든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오늘날까지 정치인들의 뇌물 수수나 자녀의 부정입학 의혹은 여전히 뉴스의 헤드라인을 차지하고 있고, 부패 인식도 조사에서 ‘우리 사회가 부패하다’는 설문에 국민 절반 이상(53.4%)은 여전히 부정적으로 응답하여 부패 개선에 대한 국민의 기대수준에는 부족한 현실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도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과 같은 부패방지 법률이 시행되었고, 정부는 대한민국 청렴로드맵 ‘5개년 반부패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정부 뿐 아니라 공공기관 또한 해당 기관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한 여러 조치들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국민연금공단에서는 반부패청렴관련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청렴의 달’을 운영하고,「시민참여위원회」운영으로 공단
시민들이 가장 짜증나는 경우가 행사장에서 정치인들이 인사를 하면서 주저리주저리 요점 없는 말을 늘어놓을 때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말이 적을 때보다 너무 많았을 때 문제가 되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한다. 그래서 말을 잘한다는 것은 쓸모없는 말을 많이 하는 게 아니다. 중요한 요점을 잘 정리하여 듣는 사람의 귀에 쏙쏙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 말을 잘 하는 것이다. 시의회 10분 발언을 놓고 이러쿵 저러쿵 하는 이야기가 들린다. 시의원이 의회에서 하는 발언에는 시정에 대하여 시장 등 집행부를 상대로 시정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고 의견을 묻는 시정 질문과 자신이 가진 소신껏 집행부를 비판한다든지 잘못의 개선을 요구하는 5분 자유발언이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시정 질문은 20분, 자유발언은 5분인데 비해 광명시의회는 10분 자유발언으로 조례에 규정되어 있다. 의원들의 발언권을 많이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지난 6대 시의회가 5분에서 10분으로 개정한 것이다. 이 10분 발언을 5분 자유발언으로 조례를 개정한다고 한다. 이 문제를 놓고 비판적인 사람들은 ‘스스로 발언권을 줄인다’는 시각으로 보는 것 같다. 일견 맞는 시각일수도 있다. 시의원에게 발언할 수 있는 시간이 많
지나보니 마음의 재산 고 희 숙 무엇을 담고 살았을까 까맣게 때가 낀 채 기억의 방에 차곡차곡 쌓여진 조각들 흑인지 백인지 마저도 희미한 빛바랜 시간들을 하나씩 꺼내 본다. 재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소각해 버려야 하는지 봉투마다 이름을 달고 분리해 간다. 시작할 땐 말끔히 치우리라했는데 왠지 마음뿐이다. 이것도 저것도 차마 버릴 수가 없다 지나보니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슬픈 것도 기쁜 것도 마음의 재산 빛은 바랬지만 삶을 고스란히 채워준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이었다.
아궁이의 소중한 추억 고 희 숙 흙내음과 나무향이 부등켜 안고 고향의 냄새로 부르는 그리운 옛집의 소중한 추억 부뚜막에 놓인 그을린 솥단지 정겨움이 묻어나는 정지간 구수한 밥 뜸 내음 노릇노릇 누룽지 맛이 그립다 아궁이에 장작불 지펴 밥 짓고 부지깽이로 남은 숯불 모아 입가에 검댕 묻혀가며 먹던 군고구마와 국자 속 달고나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맛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지난 맛이지만 아궁이 속 불씨처럼 꺼지지 않는 잔불로 남아 나의 삶을 조금씩 따뜻하게 익혀가고 있다.
지금이 좋다 고 희 숙 그 전엔 몰랐다 진짜 아무것도 몰랐다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그 전엔 안 보였다 봄볕에 흙덩이 밀쳐들고 올라오는 풀 한포기에 담긴 위대함도... 열심히 산 하루의 모퉁이에서 해넘이의 아름다움에 왜 눈물이 나는지도... 그냥 그런 줄만 알았다 중년인 듯 노년인 듯 60고개를 넘어 늦은 듯도 싶고 이른 듯도 싶은 나이... 부모님도 떠나고 아들, 딸 녀석도 제 살길 찾아가니 삶은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인 줄... 조금은 보인다. 진한 생명력의 이름 모를 잡초에서... 힘겹게 주운 파지를 리어카에 실고 가는 할머니에게서 지금 어디쯤 와있고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제의 사소함이 새롭게 다가오고 지나감이 소중함으로 다시 보여 지는 지금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삶이 오롯이 익어가는 지금이 좋다.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 고 희 숙 새벽부터 내린 비 대지를 적시고 세상의 더러움을 깨끗함으로 씻어내니 씻긴 내 마음에 그리움을 더 합니다 비가 내린 아침 어제의 발자국은 지워졌지만 마음에 각인된 그리움은 그 어떤 빗물에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유난히 빗소리가 좋음은 세상을 그 만큼 포용해 나가는 것이고 당신으로 인해 삶의 의미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도 빗길 위에 나만의 발자국을 그려 봅니다
추억은 정지된 인생 고희숙 흐르는 세월 속에 청춘은 멈춰지지 않고 고운 순간은 추억만 남기고 떠나 그리움이 영혼을 헤집어 울릴 때 잔주름 갈피에 서러움만 쌓여간다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똑같은 하루를 나눠먹는 시간인데 나의 시간은 어이 이리도 빨리 가나 정지된 영상으로 살아난 어제처럼 오늘도 또 다른 영상으로 재생되어 추억의 창고에 쌓이겠지.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날 한 장 한 장 꺼내어 웃음지어야 겠다.
이름이란 고 희 숙 누군가의 얼굴입니다. 누군가의 여정이 차곡차곡 쌓인 인생입니다. 이름만 생각해도 그 사람이 저절로 떠올려 지는 것은 이름 속에 사소한 기억까지도 저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열살의 꼬마도 백세의 어르신도 이름만 들으면 살아온 만큼의 시간이 스르르 풀려나옵니다. 그 속에 당신의 모든 것이 담겨있으니 참으로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똥을 담으면 똥통이 되고 금은보화를 담으면 보석함이 됩니다. 똥을 담는 것도 금은보화를 담는 것도 자신의 몫입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혼자만의 소중한 이름을 받았기에 한걸음 옮길 때마다 이름을 키워가야 합니다. 오늘도 노을은 아름답게 저물어가지만 내일도 모레도 누군가의 가슴에 아름답게 각인될 이름을 그려 봅니다.
창문 투명한 너를 보면 욕심의 때가 덕지덕지 붙은 것 같아 왠지 부끄럽고 한없이 작아진다. 넌 돌팔매에 부서지고 깨어져도 침묵을 지키는데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도 힘겨루기 하듯 촉각을 세운다. 길 잃은 폭풍도 따뜻이 안아 넉넉한 햇살의 품으로 돌려보내는데 하나도 둘도 바깥바람으로 돌리며 가슴에 스스로 상처를 준다. 길이 보이지 않는 밤이면 반짝이는 별 그림자로 다리를 놓아 엄마 품속으로 이끄는 넌 낮에도 밤에도 나를 이끄는 등불이다.
겨울나무 고희숙 흰눈은 봄이 아직 멀리 있다 말하지만 나무가 겨울을 참아내는 것은 저만큼 봄이 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겨울나무처럼 기다림을 아는 사람은 지난 시간도 지난 세월도 원망하지 않는다. 다만 또 한번의 시작을 기다릴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