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민들 대부분은 영회원(永懷園)은 몰라도 애기능이라 부르는 곳은 알고 있다. 그러나 영회원이 애기능과 같은 곳을 일컫는 지명이라는 것을 아는 시민 또한 별로 많지 않다. 영회원은 조선의 16대 왕 인조의 첫째아들이자 권력투쟁의 희생물이었던 소현세자의 비 민회빈 강씨의 묘이자 광명유일의 국가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다. 민회빈 강씨는 금천 강씨로 귀주대첩으로 유명한 강감찬 장군의 20세손이다. 1611년 중추부영사였고 후에 우의정에 오른 강석기의 5남 3녀 중 둘째딸로 태어나 1627년 인조의 장자인 소현세자의 빈으로 간택되었다. 세자빈으로 간택되는 상황도 인조반정으로 정권을 잡은 반정공신들이, 당파적 이익 차원에서 국혼은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국혼물실(國婚勿失) 정책에 따라 서인 가문과 혼례를 밀어붙인 결과였다. 본래 민회빈 강씨는 세자빈이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녀가 간택되기 2년 전, 소현세자는 파평 윤씨 가문의 여성과 혼인이 결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여성은 이괄의 난에 가담한 윤인발과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대간들의 공격 대상이 되어 파혼당해 내쳐지게 되었다. 이후 소현세자의 혼례가 무산된 지 2년 만에 서인이었던 참의 강석기의 딸 민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되면서 전국의 중소 도시마다 자기 지역의 역사적 인물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역사적인 인물을 발굴하고 선양하는 주된 목적은 지방자치단체의 홍보와 관광 등 재정적인 경제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역사적 인물을 배출한 자랑스러운 도시라는 이미지 효과와 교육적, 문화적 가치 또한 대단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졌던 역사 속 인물들이 방송과 문화예술의 발달로 새롭게 조명되면서, 그 주인공이 서로 자기 지역 출신이라고 주장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지는 부정적인 측면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역사는 현대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에서 보듯이 역사와의 대화가 단절된다면, 걸그룹 설현이나 지민 등이 안중근 의사를 알아보지 못하고 ‘긴또깡’ ‘토요토미히데요시’라 했던 현상이 나타난다. 또 소녀시대 티파니가 광복절에 일장기와 승천욱일기를 SNS에 올리는 것 같은 역사의식 부재의 행동이 빈발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내일은 없다’는 말을 가슴속에 깊이 새기면서 광명의 역사적 인물을 찾아 재조명하고 개발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그 지역에 잠들어
‘꽃에는 언제나 목숨의 불이 켜져 있어 반갑다.사람을 비롯해 딴 것들은 이 불을 어느 만큼씩 감추거나,아니면 숫제 끄고 살고 있는데꽃, 너만은 영 그럴 줄을 몰라서너를 보면 잊었던 본향을 다시 찾은 듯 눈물겹기까지 한다.이걸 알라고 하늘은 우리 곁에 너를 두었구나.‘ 서정주 시인의 ’꽃‘이라는 시다.꽃과 식물은 언제 어느 곳에서 보아도 밝은 생기로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꽃을 보면 자연스럽게 미소를 짓게 되고, 이 미소는 가장 자연스러운 미소이자 심신이 안정되고 엔도르핀이 형성되면서 심리적 안정과 각종 정서장애에 치료적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최근 도시화, 산업화, 정보화의 열풍으로 쏟아져 나오는 정보의 홍수와 지나친 경쟁에 의한 심리적 압박, 급격한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 속에서 현대인들은 정서의 부족과 함께 사람들과의 불통으로 지쳐 가고 있다.이런 상황은 서로 간에 소통하고자 하는 다양한 방법들과 함께, 경제적인 부의 축적위주에서 심신의 안정과 정신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힐링의 바람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 정신적인 안정과 행복을 찾는데 있어 꽃과 식물처럼 좋은 것이 없고, 그 일종으로 원예치료라는 부분도 있다. 원예치료란 꽃
‘광명의 시인’ 기형도를 기리는 기형도문학관이 KTX광명역세권에 있는 기형도문화공원 안에 5월 중 착공된다. 광명시는 국비 10억 원을 포함해 총 27억 원을 들여 내년 6월 기형도문학관을 개관할 예정이다. 기형도문학관은 연면적 879.78m2 규모로 1층에 전시실, 2층에 사무실과 소규모 도서공간, 3층에 창작공간과 다목적강당 등이 들어서며, 기형도 시인의 육필 원고와 영상 자료 등을 전시하고 시민을 위한 문학 체험 공간으로 활용된다. 기형도문학관이 건립되면 5세 부터 29세에 요절할 때까지 경기도 시흥군 소하리, 지금의 광명시 소하동에서 살았던 기형도 시인이 ‘광명의 시인’이라는 정체성을 확고히 할 뿐만 아니라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이 늘어나 문화도시로서 광명시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기형도문학관은 KTX광명역세권에 있어 전국에서 시인 기형도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관광객도 많이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광명시는 기형도문학관과 주변에 위치한 오리서원, 충현박물관 등과 연결해 역사·인문이 어우러진 문화벨트를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명문화원은 제25회오리문화제‘과거에서 미래를 묻다. 오리대감의 효와 충효사상’을 맞이하여 오는 5월 20일(금) 16시에 광명문화원 극장에서 이원익사상 토크콘서트 ‘청백리 이원익과 충효사상’을 개최한다.특히, 이번 토크콘서트를 통해 청백리로 유명한 오리 이원익 선생님의 충효사상을 바탕으로 조선시대의 충효사상을 재조명할 예정이다. 이번 토크콘서트는 송재민 경기향토문화연구소 연구원의 사회로 진행되며, 조선시대 역사 전문가이자, KBS역사저널 그날의 진행자인 신병주박사가 강연을 맡았다.또한, 홍현수 중요무형문화재 제41호 가사이수자가 출연하여 오리이원익 시조와 효에 관한 시조를, 이진우 문화재보호재단 상임단원이 거문고연주를 통해 의미있는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이에, 광명문화원 이영희원장은 “가정의 달인 5월에 오리문화제가 열리는 만큼 올해에는 오리이원익선생의 충효사상에 대해 꼭 강연회를 열고 싶었다.” 면서 “청백리 사상으로 유명한 이원익 선생이지만, 충효사상을 실천하셨던 만큼 현재를 사는 우리들이 이원익선생을 본받고 충과 효를 실천하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토크콘서트는 광명시민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문의 2618-5800 / 898-97
‘전국공무원노조 광명시 제 8대 지부장’에 한담구(54·사진) 후보가 당선되어 오는 3월1일부터 2년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 당선자는 지난달 20~21일 치러진 투표에서 49.3%(408표)의 지지를 얻어 지부장으로 선출됐다. 또한 사무국장에는 동반 출마한 고영관(47)씨가 선출 되었다.박빙의 승부였다.6년간 조합을 이끌어온조태섭·김형곤(지부장·사무국장) 후보 조는 48.2%(399표)의 지지를 받았다. 전체 유권자의 94.9%인 827명(무효 20표)이 투표에 참여하여 두 후보 간 표차는 9표였다. 공무원노조 선거관리규정 제41조에 의거 ‘투표인원의 과반수(414표) 득표’를 못 할 경우 최고 득표자 1인에 대하여 찬·반투표로 지부장을 선출토록 되어있어 지난 2월2일∼3일까지 이틀간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총 투표자 769명(전체조합원의 87% 참여)중 찬성 597명(78%), 반대 159명으로 조합원의적극적인 찬성으로당선을 확정 지었다.한 당선자는 18일 오후 광명시 청우회 사무실에서 뉴스인 광명과 만나 "조합원들이 노조를 자신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세상(변화)을 만나는 통로로 인식했으면 좋겠고, 웃으면서 행복한 직장 생활을 영위 할
어떠한 사정으로 정을 나누며 살던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이 애향심으로 단결하여 상호 교류와 화합을 통해 구성원들의 복리 증진은 물론 권익을 보호하고 나아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자 결성된 친목단체가 바로 향우회이다. 광명에도 호남향우회,영남향우회,충청향우회,강원향우회,광명회 등의 향우회가 있고 이들 단체가 모여 광명지역화합발전5도민회를 결성하여 지역의 화합과 발전에 힘쓰고 있다.이 광명지역화합발전협의회 5도민회 대표회장 이.취임식이 1월28일 18:00에 광명시청 대회의실에서 수많은 내빈과 향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있었다.이임하는 7대 김정길 회장과 취임하는 8대 엄기원 회장은 서로의 노고를 치하하는 덕담을 나누며 광명지역화합발전5도민회의 대동단결과 발전을 다짐하였다.제7대 회장인 김정길 호남향우회 회장은 이임사에서 “광명지역 발전을 위해 5도민의 대표회장으로서 화합하고 친목을 일구는데 힘들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서로 화합하며 친목으로 지지해준 5도민들이 있었기에 모든 행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새로 취임하는 엄기원 강원향우회 신임대표회장을 중심으로 단결하고 화합하여 광명지역화합발전5도민회가 광명발전에 기여하자”고 했다.취임하는 제8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12월 21일 오전 8시, 청와대 앞 신문고에서 누리과정 예산 국고 지원 촉구를 위한 1인 시위를 하였다. 이재정 교육감은 지난 12월 9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누리과정비용은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국책사업인 만큼 국고에서 전책 지원하여야 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특히, 교육감의 직무는 유․초․중․고등학교 교육을 책임지는 자리이며 어린이집은 법령상 교육감의 지도감독 권한이 아님을 수차례 밝혔다.이재정 교육감의 이번 청와대 1인 시위는 지방교육재정의 위기와 교육청 예산으로는 누리과정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을 전달하고 누리과정 비용을 국고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였다.
- 검도를 한 이후 단 한 번도 후회를 한 적이 없다. 흔히 검도를 ‘칼싸움’이라 한다. 이는 검도를 낮춰 부르거나 비하시키는 것이 결코 아니다. 어린 시절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나무 막대기로 싸움놀이를 하던 그것이 바로 검도의 원형이기 때문이다. 검도를 ‘칼싸움’이라 부르든, ‘예(禮)’를 중시하는 ‘고귀한 무예’라 부르든, 이제 검도가 우리에게 육체와 정신을 단련하는 ‘최고의 운동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멋진 도복과 길 다란 죽검, 그 어떤 무예보다 ‘예(禮)’를 중요시하는 매력에 빠져 누구나 한 번쯤은 검도를 했거나 해보고픈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검도를 광명시청에서는 실업팀으로 중점 육성하고 있다. 지난 2일 광명시청 소속 검도부 선수들이 연습중인 광명 국민체육센터 실내체육관을 찾아갔다. 체육관 내에는 검은 도복을 입은 사나이들이 실전을 방불케 하는 연습을 하며 한창 땀을 흘리고 있었다. 바쁜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신을 단련하는 데 최고 운동으로 손꼽히는 검도.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광명을 비롯한 지방에서는 그 명성만큼 위상이 바로 서지 못해 울상이다. 실제 정병구 감독은 지도자로서 어느
여기 작업장과 전시장, 조각공원이 어우러진 열려있는 문화공간을 꿈꾸는 사람이 있다.우리가 흔히 기질이라고 부르는 것은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 사람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감성이라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어쩌면 대대로 내려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여기 광명의 대표적 청백리인 오리 이원익 대감의 기질을 그대로 물려받은 멋진 사람이 있으니 그가 바로 오리 이원익의 14대손 이종혁씨 이다.일반적인 시각으로 보면 약간은 괴짜라고 할 만큼 특이한 이력을 가진 그는 건축과에 입학하였다 조각과로 편입하였고 다음에 서양화를 그리는 작업을 하였고 유학 시절에는 판화를 전공하였단다. 특이한 이력의 이종혁씨는 충현박물관 별관에 문화적 특구를 만들고자하는 꿈을 가지고 있고 2015년11월7일~12월7일까지 ‘아름다움으로의 귀휴(歸休)’라는 12인 전시를 하고 있다.충현박물관 별관을 찾아 이종혁씨의 예술관과 문화적 특구에 대한 생각을 들어 봤다.이종혁씨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시민들과 함께 노닐 수 있는 조각공원 같은 것을 만들고 싶었다. 예술이 대중과 함께 숨 쉬고 섞여 있을 때 존재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의 현주소는 예술과 관객이 따로 놀고 있다고 보여
이재정 교육감은 추석 명절을 앞둔 9월 24일 오후, 수원 못골시장을 찾아 전통시장을 둘러보며 상인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 교육감은 이충환 상인회장의 안내로 전통시장을 둘러보며 상인들과 시민들을 격려했고‘못골 라디오스타’방송에 출연하여 깜작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이재정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오늘 전통 시장에 와보니 사람도 많고, 서로 오가는 정이 아름다운 추석의 풍성함을 ‘못골시장’에서 느낀다”며, “못골시장이 경기도, 나아가 대한민국의 명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이 교육감은 “경기교육가족을 대표해 훈훈한 정이 넘치는 한가위 명절이 되길 기원한다”며, “학생들이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교육의 장소가 될 것이다. 학생들이 직접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해 보는 것도 좋은 경제훈련의 장이 될 것이다. 모든 경기교육가족들이 전통시장을 많이 이용하길” 당부했다.한편, 이재정 교육감과 이충환 상인회장은 학생들의 전통시장 체험활동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친일이 심한 김기창, 김은호는 뺐다”던 국립현대미술관, 알고 보니 또 다른 광복70주년 특별전에 이들 작품 대여 해줘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미술작품 특별전에 김기창, 이상범 등 대표적인 친일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더구나 국립현대미술관은 자신들이 주최한 광복70주년 기념전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한 대표적 친일작가 김기창, 김은호 등의 작품을 또 다른 광복70주년 특별전에 대여해준 사실도 드러났다.김기창, 적진육박, 1944 이상범, 나팔수, 매일신보, 1943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홍근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서울 중랑을)이 국립현대미술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친일인명사전 등재 미술작가 소장품 전시 및 대여 현황에 의하면, 대전시립미술관이 주최한 「광복70주년 한국근현대미술특별전」에 김기창, 김은호 등의 작품을 대여하였고, 자신들이 주최한 광복70주년 기념 한국근대미술소장품전에는 이상범, 노수현 등의 작품을 선정하여 전시하였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광복70주년 기념 한국근대미술소장품전에 작품이 전시된 이상범, 노수현 등은 대표적 친일 작가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들이다.특히 이상범은 일제강점기 활동경력 때문에 해방 직후 결성된 조선미술건
지나보니 마음의 재산 고 희 숙 무엇을 담고 살았을까 까맣게 때가 낀 채 기억의 방에 차곡차곡 쌓여진 조각들 흑인지 백인지 마저도 희미한 빛바랜 시간들을 하나씩 꺼내 본다. 재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소각해 버려야 하는지 봉투마다 이름을 달고 분리해 간다. 시작할 땐 말끔히 치우리라했는데 왠지 마음뿐이다. 이것도 저것도 차마 버릴 수가 없다 지나보니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슬픈 것도 기쁜 것도 마음의 재산 빛은 바랬지만 삶을 고스란히 채워준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이었다.
아궁이의 소중한 추억 고 희 숙 흙내음과 나무향이 부등켜 안고 고향의 냄새로 부르는 그리운 옛집의 소중한 추억 부뚜막에 놓인 그을린 솥단지 정겨움이 묻어나는 정지간 구수한 밥 뜸 내음 노릇노릇 누룽지 맛이 그립다 아궁이에 장작불 지펴 밥 짓고 부지깽이로 남은 숯불 모아 입가에 검댕 묻혀가며 먹던 군고구마와 국자 속 달고나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맛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지난 맛이지만 아궁이 속 불씨처럼 꺼지지 않는 잔불로 남아 나의 삶을 조금씩 따뜻하게 익혀가고 있다.
지금이 좋다 고 희 숙 그 전엔 몰랐다 진짜 아무것도 몰랐다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그 전엔 안 보였다 봄볕에 흙덩이 밀쳐들고 올라오는 풀 한포기에 담긴 위대함도... 열심히 산 하루의 모퉁이에서 해넘이의 아름다움에 왜 눈물이 나는지도... 그냥 그런 줄만 알았다 중년인 듯 노년인 듯 60고개를 넘어 늦은 듯도 싶고 이른 듯도 싶은 나이... 부모님도 떠나고 아들, 딸 녀석도 제 살길 찾아가니 삶은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인 줄... 조금은 보인다. 진한 생명력의 이름 모를 잡초에서... 힘겹게 주운 파지를 리어카에 실고 가는 할머니에게서 지금 어디쯤 와있고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제의 사소함이 새롭게 다가오고 지나감이 소중함으로 다시 보여 지는 지금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삶이 오롯이 익어가는 지금이 좋다.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 고 희 숙 새벽부터 내린 비 대지를 적시고 세상의 더러움을 깨끗함으로 씻어내니 씻긴 내 마음에 그리움을 더 합니다 비가 내린 아침 어제의 발자국은 지워졌지만 마음에 각인된 그리움은 그 어떤 빗물에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유난히 빗소리가 좋음은 세상을 그 만큼 포용해 나가는 것이고 당신으로 인해 삶의 의미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도 빗길 위에 나만의 발자국을 그려 봅니다
추억은 정지된 인생 고희숙 흐르는 세월 속에 청춘은 멈춰지지 않고 고운 순간은 추억만 남기고 떠나 그리움이 영혼을 헤집어 울릴 때 잔주름 갈피에 서러움만 쌓여간다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똑같은 하루를 나눠먹는 시간인데 나의 시간은 어이 이리도 빨리 가나 정지된 영상으로 살아난 어제처럼 오늘도 또 다른 영상으로 재생되어 추억의 창고에 쌓이겠지.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날 한 장 한 장 꺼내어 웃음지어야 겠다.
이름이란 고 희 숙 누군가의 얼굴입니다. 누군가의 여정이 차곡차곡 쌓인 인생입니다. 이름만 생각해도 그 사람이 저절로 떠올려 지는 것은 이름 속에 사소한 기억까지도 저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열살의 꼬마도 백세의 어르신도 이름만 들으면 살아온 만큼의 시간이 스르르 풀려나옵니다. 그 속에 당신의 모든 것이 담겨있으니 참으로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똥을 담으면 똥통이 되고 금은보화를 담으면 보석함이 됩니다. 똥을 담는 것도 금은보화를 담는 것도 자신의 몫입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혼자만의 소중한 이름을 받았기에 한걸음 옮길 때마다 이름을 키워가야 합니다. 오늘도 노을은 아름답게 저물어가지만 내일도 모레도 누군가의 가슴에 아름답게 각인될 이름을 그려 봅니다.
창문 투명한 너를 보면 욕심의 때가 덕지덕지 붙은 것 같아 왠지 부끄럽고 한없이 작아진다. 넌 돌팔매에 부서지고 깨어져도 침묵을 지키는데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도 힘겨루기 하듯 촉각을 세운다. 길 잃은 폭풍도 따뜻이 안아 넉넉한 햇살의 품으로 돌려보내는데 하나도 둘도 바깥바람으로 돌리며 가슴에 스스로 상처를 준다. 길이 보이지 않는 밤이면 반짝이는 별 그림자로 다리를 놓아 엄마 품속으로 이끄는 넌 낮에도 밤에도 나를 이끄는 등불이다.
겨울나무 고희숙 흰눈은 봄이 아직 멀리 있다 말하지만 나무가 겨울을 참아내는 것은 저만큼 봄이 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겨울나무처럼 기다림을 아는 사람은 지난 시간도 지난 세월도 원망하지 않는다. 다만 또 한번의 시작을 기다릴 뿐...